국제일반
高인플레에 체면 구긴 푸틴, “연금 2만2000원 올려 지급하라”
뉴스종합| 2022-01-13 09:02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 등 정부 각료·공기업 대표와 함께 새해 들어 첫 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크렘린 제공]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러시아가 연초부터 고(高)인플레이션으로 비상이다. 러시아중앙은행(CBR)이 지난 10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렸는데도 속수무책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여론 악화를 막으려고 공적연금을 더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통계청은 1월 1~10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0.56% 상승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작년 12월 27일에 보인 상승률 0.26%보다 배 이상 뛰었다.

러시아 경제부는 이를 연율로 환산하면 1월초 CPI가 8.6% 상승한 거라고 설명했다. 작년 물가상승률 예비치는 8.4%로 2016년초 이후 최고 수준인데, 이보다 상황이 더 악화할 조짐이다. CBR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4%다.

서비스 가격, 특히 대중교통 요금과 음식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르네상스캐피털의 소피아 도네츠 이코노미스트는 “상품배송, 생산,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문제로 생산자가 이전에 늦춰왔던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1~2월 8.8%에 달할 수 있고, CBR가 또 기준금리를 인상할 이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BR는 지난해 3월 4.3%였던 기준금리를 4.5%로 올리는 걸 시작으로 7차례 내리 인상해 8.5%까지 맞췄다. 전문가들은 CBR가 2월 11일 또 한 번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스콧 존슨은 “러시아의 인플레이션 상승은 끝나지 않았다”며 “물가압력이 여전히 높아 중앙은행이 또 다른 금리 인상으로 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인상 폭을 두곤 1% 포인트 인상을 점치는 목소리가 있다. 이제까지 7차례 인상 중 1% 포인트가 올라간 건 두 차례(7·12월)였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CBR 총재는 작년 12월 금리를 1%포인틀 인상하면서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더 많은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처분 소득 증대를 공언해 온 푸틴 대통령으로선 면이 서지 않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이에 그는 이날 진행한 새해 첫 내각회의에서 올해 공적연금 지급액을 8.6% 인상하라고 지시했다. 작년 물가상승률을 약간 상회하는 숫자를 제시한 것이다. 애초 계획된 연금 지급액 인상률 5.9%보다 크게 늘었다.

그는 “이전에 내린 결정은 작년 인플레이션 가속화로 인한 비용을 충당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래서 나는 인플레이션보다 약간 더 연금을 인상하는 걸 제안한다”고 말했다.

타스통신은 연금 지급액은 평균 1400루블(약 2만200원) 증가해 매월 1만9000루블(약 30만2290원)에 달할 거라고 추산했다. 재정부는 이번 조치로 국가 예산이 추가로 1727억루블(약 2조7649억원) 들어갈 거라고 했다.

hongi@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