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우연과 운명 사이…中여성, 맞선 중 코로나19 봉쇄령에 남성 집에 갇혀
뉴스종합| 2022-01-13 10:14

지난 10일 중국 허난성 안양시 화현에서 주민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인구 550만명의 안양시는 시안(1300만명)과 위저우(110만명)에 이어 3번째로 봉쇄 상태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2000만명의 중국인들이 영향을 받게 됐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중국에서 갑자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령이 떨어지는 바람에 며칠 동안 맞선 상대의 집에 갇혀 살게 된 한 여성의 영상 일기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 뉴욕포스트,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광둥성 광저우(廣州)에서 일하는 왕씨 성을 가진 한 여성이 춘제(春節, 중국의 설)를 맞아 고향인 허난성 정저우(鄭州)로 돌아와 이곳에 사는 한 남성과 맞선 약속을 잡게 됐다.

왕씨는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 올린 영상에서 “나이가 들자, 부모님이 10차례가 넘는 맞선을 주선했다”면서 “이 남성이 그 중 다섯 번째 상대였다”고 밝혔다.

왕씨는 이 맞선남이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며 초대하자 지난 9일 그의 집을 방문했다.

그런데 식사를 막 끝내려던 순간, 정저우 지역에 봉쇄령이 떨어져 꼼짝없이 왕씨는이 남성의 집에 갇히게 됐다.

중국은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지역을 봉쇄하고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통해 숨어 있는 감염자를 찾아내는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 기간 왕씨는 남성이 매일 자신을 위해 요리를 준비하고, 청소 등 집안일을 하는 일상을 영상으로 찍어 위챗에 올렸다.

이런 영상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도 공유돼 중국 네티즌들이 뜨겁게 반응하면서 지난 9일부터 현재까지 3000만 회가 넘는 누적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네티즌들은 웨이보에서 “(상대의) 성격이나 가족과 관계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 “당황하지 말았으면. 운명이다”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왕씨는 상하이 매체인 더페이퍼에 “그가 해준 요리가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지만, 기꺼이 요리를 하려고 하는 모습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가) 나무로 된 마네킹만큼 말이 없었던 점을 빼면 크게 나쁜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가 연인관계로 발전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왕씨가 “(상대 남성과 함께 있어야 했던) 상황이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았다”면서 “보다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는 상대를 찾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후 자신의 사연이 화제가 되자 왕씨는 원치 않는 관심이 내 일상을 불편하게 한다면서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린 영상을 삭제했다.

왕씨는 성을 제외한 자신의 이름, 나이 등 신원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며 지금까지도 남성의 집에서 머무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에서는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저우 외에도 허난성의 인구 550만 도시 안양(安陽)시와 위저우(禹州·인구 약 110만), 산시(陝西)성 시안(인구 약 1300만)에 봉쇄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pow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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