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게이는 금욕해야 헌혈 가능”이라던 佛, 40년만 달라졌다
뉴스종합| 2022-01-13 11:31
지난해 6월 미국 워싱턴DC에서 6월 열린 LGBTQ+ 퍼레이드. [EPA]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프랑스가 40여 년 전 도입한 동성애 남성 헌혈 규제를 전면 해제했다. 미국, 영국 등의 관련 규제 완화에 뒤이은 전향적 조치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장관은 지난 11일 트위터를 통해 "더는 정당화되지 않는 한 가지 불평등을 끝내려 한다"며 동성애 남성들도 3월부터 자유롭게 헌혈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올 3월 16일부터 남성 동성애자와 양성애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성적 지향성과 관계없이 헌혈 전 위험한 성적 행위에 관한 설문 조사에 응하면 헌혈을 할 수 있게 된다.

프랑스의 성소수자 헌혈규제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확산 속에 전염과정이 불명확했던 1983년 금지됐다. 남성 동성애자와 양성애자가 규제 대상이었다. 이후 규제 완화 움직임에 따라 2016년에는 헌혈 전 1년간 성적 금욕생활을 한 경우, 2019년에는 헌혈 전 4개월간 성적 금욕생활을 한 경우에 한해 헌혈을 허용했다.

유럽과 영미권 다수 국가에서는 동성애 또는 양성애 남성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옮길 수 있다고 보고 그간 헌혈에 제한을 둬 왔다. 이같은 규제는 최근 들어 완화 내지 폐지되는 추세다.

앞서 영국은 지난해부터 헌혈권 보장 차원에서 동성애와 양성애 남성에 대한 헌혈 제한 조치를 해제했다. 단서조항은 붙는다. 한 명의 파트너를 갖고 있고, 이 파트너와 3개월 이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에는 혈액을 기부할 수 있다. 만약 한 명 이상의 성관계 파트너를 두거나, 최근 3개월 이내 새 파트너를 만났다면 항문 성교를 하지 않아야 헌혈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혈액이 부족해지자 이들에게 적용하는 금욕기간을 3개월로 단축했다. 미국은 1983년 남성 동성애자의 헌혈을 원천 금지한 뒤, 2015년부터 1년 이상 다른 남성과 성행위를 하지 않은 사람에 한 해 헌혈을 허용해왔다. 자신의 남성 파트너에게 다른 남성 파트너가 있는 일부 여성들에게도 같은 금욕 기간이 적용됐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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