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바이든, ‘러의 우크라 소규모 침입’은 별개 실언 수습
뉴스종합| 2022-01-21 05:4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인프라실행 태스크포스 회의에 참석한 모습. [EPA]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소규모 침입할 경우 다른 대응을 할 것이라고 한 발언이 논란을 빚자 수습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군대를 동원한 침공(invasion)을 하면 러시아에 재앙 같은 제재 등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소규모 침입(incursion)이라면 별개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전면전이 아닌 소규모 침입 등 약한 도발은 약한 제재로 대응할 수 있다고 한 건 침입을 허가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루 만인 20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발언 배경을 재차 설명하며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그는 "집결한 군대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이동하면 이는 침공"이라며 이 경우 심대하고 조율된 경제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고 러시아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이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대신 그는 러시아가 명시적인 군사적 행동 외에 다른 수단을 사용해온 역사가 있다며 다른 형태의 공격이 이뤄질 가능성을 재차 언급했다.

그러면서 준군사조직의 술책이라는 말을 꺼낸 뒤 애매한(gray zone) 공격이나 러시아 군복을 입지 않은 러시아군의 행동이 있을 수 있다며 "우리는 이 역시 대응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비정규전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혼란을 야기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독일 외무장관과 회담 후 회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러시아는 전술상 여러 가지 수단을 활용하는데, 하이브리드 공격이나 불안정하게 만드는 행동, 준 군사작전 등의 시나리오도 동맹국 간에 모두 검토했다"면서 "이 모두에 대해 공동대응을 할 것"이라고 비슷한 맥락으로 부연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러시아에 공격 허가를 줬다는 지적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측면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해명 역시 러시아의 공격 유형에 따라 다른 대응이 있을 수 있다는 전날 기조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어서 논란이 완전히 해소됐다고는 보기 어렵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는 어떤 소규모 침입과 작은 나라도 없다는 점을 강대국에 상기시키고 싶다"며 "마치 사소한 인명 피해라는 것이 없고, 사랑하는 이를 잃었을 때 작은 슬픔이라는 것은 없듯이 말이다"라고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여겨진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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