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고신용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 ‘뚝·뚝’
뉴스종합| 2022-02-08 11:21

시중은행이 취급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중 금리 4% 미만 고신용자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줄어들고 있다. 고신용 개인사업자들이 은행 대출에 의존하는 현상이 코로나19 초반보다 나아졌고, 금리 인상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모두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분야에서 고신용자(금리 4% 미만)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돼 집합금지와 영업제한이 처음으로 이뤄졌던 2020년 4월께는 5대 시중은행이 평균적으로 86.96%의 고신용자 대출 비중을 나타냈지만 2021년 말(10~12월)에는 이 수치가 67.14%로 낮아졌다. 이는 코로나19 이전(51.3%) 혹은 극초반(61.32%) 시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특히 시중은행들 모두 지난해 2분기 이후 고신용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고신용 대출자 비중이 절반 이하(43.1%)까지 떨어졌다.

▶고신용 개인사업자, 코로나19 자금난에 은행으로= 이같은 상황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저신용자 위주로 지역 신보나 서민금융기관에서 특례대출이 이뤄지면서, 고신용자들이 은행으로 내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초반 은행들이 고신용 개인사업자 대상으로 보증서 없이 나갈 수 있는 신용대출 상품을 많이 내놨고 이런 상품들이 팔린 영향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고신용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이 줄어드는 현상은 그간 비정상적으로 늘어났던 비중이 안정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정부 차원의 지원금, 원리금 상환 유예 등 조치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히 증가했던 은행권 개인사업자 고신용자 비중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셈이다.

▶4% 미만 금리 비중 축소…금리 인상 영향도= 4% 미만 대출 비중이 줄어든 데는 금리 인상 영향도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총 세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도 올라 전반적으로 저금리 대출 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이들 5대 시중은행에서 지난해 2분기 1~3등급 기준 1.99~2.98% 선까지 떨어졌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금리는 그해 말 같은 신용등급 기준 2.58~3.63 수준까지 올라갔다. 같은 기간 평균 금리 역시 2.44~3.51%에서 2.8~4.48%까지 상승했다. 금리 인상이 계속된다면 아무리 고신용자일지라도 저리로 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게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지난 4일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최근 공개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록에서도 금통위원 절반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론했다.

한편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도 개인사업자들은 은행에서 계속 돈을 빌리고 있다. 금리 인상과 대출규제로 가계대출 잔액은 줄어들었지만, 오미크론 확산이 계속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대출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01조4069억원으로 전월(299조7215억원)보다 0.6%(1조6854억원) 불어났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10.61%(28조9232억원) 급증한 수치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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