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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용의 화식열전] 우크라 전쟁의 두 얼굴…푸틴은 승리를, 바이든은 이익을
뉴스종합| 2022-02-25 10:52

러시아군이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교전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미국과 서방은 바라만 볼 뿐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장악에 성공한다면 이후 ‘발틱3국’까지 진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역시 미국과 서방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번 전쟁은 적어도 무력에서는 푸틴의 일방적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아이러니하게 글로벌 경제 타격도 최소화되는 시나리오다. 미국이 얻을 경제적 성과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전쟁 발발에도 미국 증시가 극적인 반전을 이뤄낸 이유다. 시장은 전쟁에서도 이익을 읽는다. 로스차일드는 워털루 전투로 큰 돈을 벌었고, 미국은 2차 세계대전으로 대공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선 이유는 나토(NATO) 동진을 억제하고, 과거 소련 시절 동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애초부터 영국 정보부는 푸틴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점령, 친러시아 정부를 수립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러시아 군의 전력을 감안할 때 민간인들이 저항하는 시가전이 벌어지지 않는 한 조만간 우크라이나 전역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무력을 동원을 예고했지만 미국과 서방은 일찌감치 군사적 대응카드는 아예 배제했다. 유럽은 군축으로 자국 방어 이상의 군사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굳이 ‘3차 세계대전’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미국 등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배제 등 푸틴의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 서방과 미국의 모순적 대응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초래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도 효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가장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결제망 배제에도 국제 여론에 밀린 G7이 2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일부’ 은행에만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은 물과 같아서 ‘전체’를 막지 못하면 ‘빈틈’을 찾아 자금이 흐를 수 있다.

러시아가 국제결제망에서 배제하면 서방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입을 타격도 크다. 돈을 받지 못하게 되는 러시아가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을 잠글 이유도 커진다. 현재 지구상에는 단기간에 러시아를 대체할 에너지 공급국이 없다. 주요 에너지 수출국의 추가 생산능력은 제한적이다. 친환경과 ESG 강조로 상당기간 설비투자가 이뤄지지 못해서다. 증설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려면 1년 이상은 걸린다.

예상된 경제제재에 푸틴이 굴복할 리도 없지만 설령 달러 결제망이 막혀도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과 무역을 늘리면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유럽이 쓰던 천연가스를 중국이 사주고, 대신 중국을 통해 생필품과 공산품 등 각종 품목들을 조달하면 된다.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은 이란의 원유를 구매해준 곳도 중국이다. 미국 주도 경제제재의 핵심은 달러 결제망인데 중국은 의존도가 낮다. 러시아의 국제결제망 배제가 달러의 영향력은 줄이고 위안화의 위상만 높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미국 등 서방이 애초 국제달러망 배제에 소극적이었떤 이유다.

이번 전쟁으로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출게 뻔한다. 미국으로서는 자국의 셰일가스를 유럽에 팔 기회다.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에 의지하며 국방비 부담을 줄여왔던 유럽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방위력 증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방위산업 대국인 미국에 기회다. 안보차원에서도 미국에게는 러시아와 싸우기 보다는 중국을 견제하는 게 더 중요하다.

우크라이나 다음 푸틴의 관심은 리투아니아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에 가장 가까운 나라인 발틱3국도 나토 회원국이다. 리투아니아는 벨라러스와 러시아 영토인 칼린그라드를 막고 있다. 리투아니아에는 나토 군이 주둔하고 있다. 스왈키 갭(Suwalki gap)을 확보하지 못하면 칼린그라드는 고립될 수 있다. 러시아 군은 이미 벨라루스에 영구주둔하기로 했고, ‘발틱3국’(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도 나토에 병력 증강 요청을 하고 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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