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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먼저 팔아주세요”…대구·대전 1년 만에 매물 50% 폭증 [부동산360]
부동산| 2022-03-01 13:01
유례없는 거래절벽을 맞으며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물이 쌓이고 있다. 전남지역의 경우 1년 전보다 아파트 매물이 73.1% 늘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대출규제와 금리인상에 대통령 선거라는 대형변수까지 앞두고 부동산 거래가 유례없는 침체기를 겪고 있다. 매도자는 호가를 내릴 생각이 없고 매수자는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인식과 앞으로 가격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에 매수를 미루며 전국적으로 매물들이 쌓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끔씩 팔리는 급매물들이 늘어나며 전국 아파트값 하락을 견인하고 있는 형국이다.

1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물은 17개 시도 중 강원도를 뺀 전역에서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전라남도 지역으로 1년전 3404건 매물이 있던 것이 현재 5893건으로 73.1% 늘었다. 그 뒤를 이어 대구(55.5%), 대전(53.4%), 경기도(44.3%) 등의 순이었다. 서울은 1년 전 매물이 4만 653건 있던 것이 4만 8099건으로 18.3% 늘어나며 13위를 차지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매물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시도들이 최근 전국적으로 아파트값 하락이 돋보이고 있는 곳과 겹친다는 사실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매매변동률(2월 21일 기준)에 따르면 1년 사이 아파트 매물이 2·3번째로 크게 늘어난 대구와 대전의 경우 각각 15주·8주 연속 아파트 값이 하락하고 있다. 신규 입주 물량이 늘어나며 지난주 -0.24% 큰 폭으로 아파트값이 하락한 세종시도 1년 사이 25.5% 아파트 매물이 늘어났다.

이처럼 매물이 늘어나며 집값이 하락하는 현상은 서울내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최근 투자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며 서울 외곽지역 집값 하락을 이끌고 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도봉구의 경우 1년전 1066건의 아파트 매물이 있던 것이 1일 기준 1705건으로 집계되며 59.9% 아파트 매물이 늘어났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매물 증가세다. 노원구와 강북구도 각각 33.5%와 20.9% 매물 증가율을 보이며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고 하는 사람이 많은 매수자 우위 시장인 점은 확인됐다.

반면 강남(-4.2%), 용산(-6.3%), 서초(-12.6%)는 서울내에서 유일하게 아파트 매물이 줄었다. 이들 지역은 똘똘한 아파트 한채 수요로 아파트값 하방 압박을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곳들이다.

전문가들은 통상 매물이 늘면 집값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 대세 하락장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른감이 있다는 분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상적으로 거래될 물건조차 쌓인채 급매물 위주로만 거래가 되다보니 가격이 하락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아직 대부분의 매물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다. 급매물 위주의 낮은 가격들이 대세가 되느냐 쌓여있는 매물들의 일반적인 호가가 대세가 되느냐 현재로서는 지켜봐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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