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백화점에 ‘영어유치원’ 이어, ‘연기학원’ 문 연다 [언박싱]
뉴스종합| 2022-03-07 09:46
롯데몰 월드점 YG케이플러스 아카데미 수업 포스터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에는 “엄마, 학원 갈게” 대신 “백화점 다녀올게”라는 말이 익숙해질 수도 있다. 백화점에 영어 키즈클럽에 이어 영어 유치원까지 들어서더니, 이제는 전문 연기·모델·춤을 배울 수 있는 학원도 문을 열 예정이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최근 키워드는 아카데미화(化)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볼 수 있는 1회성 또는 취미 위주의 수업이 아니다. 예술고등학교 진학도 염두한 ‘전문 수업반’인 점이 특징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굳이 밖으로 나올 필요가 없는 사람들’을 불러내기 위한 백화점의 오프라인 공간 변화가 바꿀 일상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YG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YG케이플러스와 손잡고 롯데몰 월드점 아카데미를 연다. 모델, 연기자, 모델 테이너 등 신인을 발굴하는 아카데미로 전문 강사진이 단계별 맞춤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몰 월드점 아카데미 첫 개강은 3월 중으로 현재 전문 모델, 주니어 모델(7~13세), 시니어 모델(30~70세)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모델 수업 커리큘럼은 자세 교정, 포즈, 스타일링, 프로필 촬영 등으로 3개월간 이뤄진다.

발성부터 표정·컨셉 등 연기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연기 수업도 있다. 지난해 한 방송인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출연한 YGX팀의 댄서 지효가 가르치는 수업으로, 댄스 기본기와 퍼포먼스 안무를 배우는 댄스 수업도 열릴 예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롯데몰 월드점에서 열리는 모든 수업에서 YG케이플러스 오디션 기회도 제공된다는 점이다. 롯데몰 월드점에서 이뤄지는 외부 활동도 지원받을 수 있다. YG케이플러스 관계자는 “YG엔터테인먼트와의 긴밀한 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집밖의 위험이 몇 년째 사그라들지 않고 또 굳이 나가야만 하는 이유가 없어진 상황에서, 백화점이 고객을 집밖으로 불러내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됐다. 이에 백화점이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의미를 바꾸고 있다. 쇼핑이 주요한 목적이 아닌, 아이 교육을 위해 ‘반드시’ 가야만 하는 곳으로 그 개념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달 초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업계 최초로 유아동을 위한 영어유치원을 오픈했다. 영어유치원 위치도 롯데몰 잠실점 4층으로 유동 인구가 많은 골목이다. 코딩, 금융 등 다양한 분야 영어 교육을 제공하는 영어유치원으로, 입학 설명회에 정원의 2배가 넘는 인원이 몰릴 정도로 관심이 컸다는 후문이다.

또 롯데백화점은 일산점에 영어 키즈클럽도 개설했다. 지난해 김포공항점에는 약 893㎡(270평) 공간에 국제놀이학교 브랜드 ‘킨더마마 더 시그니처’를 오픈했고, 동탄점엔 ‘세서미 스트리트 런 앤 플레이’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도 영어 키즈카페를 백화점 6곳과 프리미엄 아웃렛 2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상반기 중 추가로 1곳을 오픈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도 2019년부터 영어 키즈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타임스퀘어점을 시작으로 현재는 본점, 광주신세계, 대전 신세계 등 총 4개 점포까지 확장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저출산으로 한 자녀 가정이 늘면서 혜택을 몰아 받는 ‘프리미엄 키즈’가 생겨났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리테일 공간이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됐다”라며 “백화점도 새로운 고객을 위한 특별한 경험을 만드는 프리미엄 전략을 꾀할 수밖에 없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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