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靑 용산행’ 속전속결…‘결단의 리더십’ 예고한 尹
뉴스종합| 2022-03-21 11:37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 용산 이전’을 공식화했다. 당선 열흘만의 속전속결 행보다. ‘용산 집무실 검토’가 알려진 것만 따지면 불과 닷새만이기도 하다.

윤 당선인은 ‘용산 집무실’과 관련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안팎에서 불거진 우려와 신중론에도 ‘정면돌파’를 택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당선인의 향후 5년간의 국정 운영 리더십의 ‘예고편’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당선인측 관계자는 21일 헤럴드경제에 “언론에서 국방부 청사설, 외교부 청사설 등이 부상했을 때도 당선인은 주변에 ‘여기로 하자’거나 식의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다가 당선인 스스로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한 번 결정하면 밀고나가는 스타일이 이번에도 드러난 것 같다”고 말했다.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서는 당초 인수위 내에서도 “일단 청와대에 들어간 후에 순차적으로 추진하자”는 ‘속도 조절론’이 나왔으나, “(청와대에)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 힘들다”는 윤 당선인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인수위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일단 청와대에서 임기를 시작하면 쏟아지는 현안들에 치여 집무실 이전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속도전’을 택한 윤 당선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시간을 조금 더 두고 판단하는 것 어떠냐고들 하는데, 그렇게 해서 청와대에 들어가면 저는 (집무실 이전이) 안 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제가 어렵다고 또다시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면, 이제 다음 대통령은 어느 누구도 (집무실 이전을) 시도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윤 당선인 특유의 ‘빠른 결단’과 ‘추진력’이 이번 용산 집무실 이전 결정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이러한 윤 당선인의 국정운영 스타일은 정치 입문 8개월 동안의 행보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6월29일 정치 활동을 선언한지 한 달만인 7월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는가 하면, 지난 1월에는 선거 과정에서 선거대책위원회의 내홍이 극심해지자 전격적으로 선대위 해체라는 ‘초강수’를 던지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극적인 후보 단일화 역시 마찬가지다. 안 대표가 제안했던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가 무산된 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듯 했으나, 윤 당선인은 지난 3일 대선후보 토론을 마친 후 새벽시간 안 대표와의 2시간30분 심야 회동 끝에 후보 단일화에 성공했다.

다만, 벌써부터 ‘불통’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국정운영의 핵심인 청와대를 이전하는 일은 국가안보 뿐만 아니라 시민 재산권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 당선인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전날 기자회견에서 직접 조감도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용산 집무실 구상을 브리핑하는가 하면, 기자들과 45분간 질의응답을 가지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정치 경험이나 행정 경험은 부족하더라도 어쨌든 ‘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한 것은 분명히 추진한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정윤희 기자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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