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삼성·현대차·SK 임원 죄다 ‘SKY’ 출신인데…LG는 ‘이 대학’이 메인 왜? [비즈360]
뉴스종합| 2022-04-04 16:42
삼성·현대차·LG·SK 등 국내 4대그룹 본사. [게티이미지·연합]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주요 기업 임원 (총 1969명)의 출신대학을 전수조사한 결과, 서울 상위권 대학 출신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 순위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개인 업무성취능력 외에도 졸업대학의 학풍과 기업 인재상의 적합도에 따라 임원 승진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오너의 출신 학교도 무시못할 요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등주의’ 삼성전자 서울대 최다…유학파는 스탠포드 최다

헤럴드경제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삼성전자 소속 1131명(사외이사 제외)의 출신대학(최종학력 기준)을 분석한 결과, 32%에 해당하는 367명이 해외 소재 학교를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68%(764명)는 국내 대학을 나왔다.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임원을 배출한 학교는 서울대로, 총 136명(국내 중 17.8%)이 이 학교를 다녔다. 국내 출신 5명 중 1명 가까이가 서울대를 졸업한 셈이다. ‘초격차’를 기치로 한 삼성의 일등주의가 타 기업에 비해 서울대 선호도를 높였다는 관측이다.

이재용 부회장도 서울대(동양사학)를 졸업했다. 이 부회장은 이후 게이오기주쿠대(경영학)와 미국 하버드대(경영학)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경계현 DS부문장(사장)도 서울대(제어계측공학)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이외에도 이인용 대외협력담당 사장(동양사학),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전자공학), 김수목 법무실장(법학) 등이 대표 서울대 출신 임원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은 97명으로, 서울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김동욱 생산기술연구소장(박사), 김명철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실 부사장(박사). 김현우 반도체연구소 기술기획팀 부사장(박사) 등이다. KAIST 다음으로는 연세대(70명), 고려대(61명), 성균관대(58명), 한양대(46명) 순이고 지방 소재 대학 중에서는 경북대가 32명으로 포항공대(25명), 부산대(16명) 등을 제치고 가장 많았다.

해외 대학 중에서는 미국 스탠퍼드대가 가장 많았다. 시스템 LSI SOC개발실 소속 김준석 부사장 등 22명이 이곳 출신이다. 스탠퍼드대는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더불어 첨단기술 분야 세계 최고 명문으로 꼽힌다. 그다음 많은 학교는 로스앤젤레스(LA) 소재 서던캘리포니아대(USC)로, 송용호 메모리전략마케팅팀 부사장 등 21명의 임원이 이곳에서 학위를 취득했다. 그다음으로는 미 워싱턴DC에 있는 조지타운대(19명), MIT(14명), 일리노이대(14명)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국내파 많은 현대차…정의선 회장 나온 고려대 1위

현대자동차의 전체 임원 수는 479명으로, 이 중 394명(82%)이 국내파다. 다른 주요 기업에 비해 해외 대학 출신이 적은 편이다.

국내 출신대학 중에서는 고려대가 53명(국내 중 13.5%)으로 가장 많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고려대(경영학)를 졸업했다. 정 회장은 이후 샌프란시스코대에서 석사(경영학) 학위를 받았다. 김걸 기획조정실장(사장)도 고려대(독어독문학)를 나왔고 윤석현 정책조정팀 전무, 이선후 선행부품개발사업부장(전무) 등도 같은 학교 출신이다.

서울대(49명)는 2위 임원 배출 학교다. 공영운 전략기획담당 사장, 한용빈 사업전략실장(부사장) 등이다. 그 뒤로는 부산대(41명), 연세대(33명), 성균관대(26명), 한양대(20명), 영남대(19명) 등의 순이다. 정몽구 명예회장도 한양대(공업경영학)를 나왔다.

해외에서 학위를 취득한 85명의 임원의 출신학교를 살펴보면 어느 한 곳에 편중되지 않고 여러 곳에 비교적 고른 분포도를 나타냈다. 그중 가장 많은 곳은 스탠퍼드대로, 한동희 터보엔진리서치랩장, 유지한 상용개발2센터장 등 4명이다. 이상엽 전무, 하학수 상무, 최상원 상무 등 디자인 관련 임원 중에서는 미국 아트센터디자인대 출신이 많다.

영남지역 협력 LG전자…서울대 제치고 부산대 ‘최다’

LG전자의 경우 국내와 해외 출신 비중이 6대 4다. 하지만 해외파 중에선 핀란드 알토대(옛 헬싱키경제대)가 35명으로 가장 많은데, 서울과학종합대학원과의 기관 결연으로 국내 수업 이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는 선더버드대(20명), 워싱턴대(6명), MIT(5명) 순이다.

국내파 중에선 부산대(25명)가 서울 소재 대학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의 주력 생산기지가 창원 등 영남 지역에 집중, 이에 기반을 둔 적극적인 산·학 협력의 결과로 보인다. 부산대는 1976년 문을 연 LG전자 창원공장과 인접해 있으며, 창원공장에 부산대 대학원 분원도 설치된 바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도 부산대(기계공학)를 나왔으며, 이후 연세대에서 석사(경영학)과정을 밟았다.

윤경석 키친어플라이언스사업부 부사장, 이재성 에어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 왕철민 구매·SCM경영센터장(전무) 등도 부산대를 나왔다. 경북대 출신 임원도 16명으로 서울대(24명), KAIST(21명) 다음으로 많았다. 장익환 BS사업본부장(전무), 정의훈 HE사업본부 전무 등이다.

대표가 서울대 출신 SK이노베이션…임원도 연대 다음으로 많아

SK이노베이션 소속 62명의 임원 중 29%에 해당하는 18명이 유학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고려대(물리학) 졸업 후 미 시카고대에서 석·박사(경제학) 통합 과정을 수료했다. 희소 대학 출신으로는 글로벌 지원 담당인 이나경 부사장이 있는데 ‘모로코의 서울대’라 불리는 무함마드5세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인베스트먼트그룹 임원 출신인 이 부사장은 중동 산유국들과의 교류 필요성 등에 따라 영입된 인물로 평가된다.

국내 중에서는 연세대 출신이 12명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김대구 법무담당 부사장, 안옥경 행복경영담당 부사장, 김범우 감사실장 등이다. 서울대 출신은 9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김준 대표이사 부회장도 서울대(경영학)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김정남 HR지원담당 부사장 등 고려대 출신은 네 명이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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