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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지만 프리미엄 전략 고수…하림의 이유있는 고집 [언박싱]
뉴스종합| 2022-04-25 09:55
전라북도 익산의 하림 공장에서 직원들이 식재료를 손질하고 있다. [하림 제공]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하림이 한 봉지에 2200원인 ‘장인라면’에 이어 1인분에 4000원에 육박하는 ‘더 미식 유니 자장면’을 내놨다. 주력 사업인 닭고기 역시 경쟁사보다 10~20원 가량 값이 더 붙는다. ‘제품이 비싸다’는 평가에도 하림이 프리미엄을 고집하는 이유를 공장을 방문해 확인했다.

지난 21일 찾은 전라북도 익산의 하림푸드 트라이앵글.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가공식품을 만드는 퍼스트치킨, 국가식품클러스터(푸드폴리스)가 10여㎞ 내로 조성돼 있어 삼각형을 이뤄 붙은 이름이다. 하림은 2017년부터 2600억 원을 들여 익산공장의 스마트팩토리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해 2020년부터 가동했다. 이 과정에서 절반 이상의 비용이 동물복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쓰였다.

하림은 농가에서 닭을 이동하는 과정에서부터 도계 과정까지 동물복지 시스템을 적용했다. 일반 도계 공정과 달리 철망 케이지 대신 판으로 된 이동장으로 닭을 이송한다. 일반적으로 도계공장으로 이송된 닭은 전기충격 방식으로 살아 있는 상태에서 도살된다. 반면 하림은 ‘가스 스터닝’ 방식을 도입, 이산화탄소(CO2)로 잠재우고 도계 작업을 시작한다. 가실신한 닭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공장 내부 역시 어두운 조도로 설정돼 있다.

이밖에도 하림은 식품 위생 기준을 높이기 위해 물 대신 공기를 사용해 닭고기를 냉각하는 ‘에어 칠링(Air Chilling)’ 기술을 도입했다. 전체 220분에 달하는 도계 공정 중 200분이 에어 칠링 단계다. 최장 7㎞의 레일을 지나며 닭고기의 온도를 2℃까지 떨어뜨린다. 물을 이용한 칠링 기법 대신 닭의 피부가 쪼그라든 것처럼 보이지만 습기를 머금고 있지 않아 신선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도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닭의 머리, 깃털, 내장, 뼈 등의 부산물은 바이오 재생 공정을 거쳐 사료 원료, 열 에너지, 계유로 재가공한다.

전라북도 익산 하림 퍼스트키친 공장에서 더미식밥이 제조되고 있다. [하림 제공]

원물에서부터 공을 들인 재료로 가정간편식(HMR), 가공식품을 만들기 때문에 프리미엄이 붙을 수밖에 없다는 게 하림의 설명이다. 지난해 완공된 12만3429㎡(약3만6500평) 규모의 퍼스트키친에서는 하림의 장인라면과 더미식 밥 등이 생산되고 있었다. 더미식 라면은 물이 아닌 하림의 닭고기 육수를 사용해 반죽한다. 여기에 버섯과 양파, 마늘 등 채소를 20시간 끓여 재료 육수를 농축해 액상 스프를 만들었다.

더미식밥에서도 하림의 고집을 엿볼 수 있다.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클린룸을 도입해 산화제 없이 물과 쌀로만 밥을 만든다. 공기 내에 있는 미생물을 원천 차단해 화학 보존제를 넣지 않아도 6개월 이상 보존할 수 있다.

하림 관계자는 “제품 가격이 비싸다고는 하지만 그 만큼 공을 들였기 때문에 제값을 받는 것”이라며 “신선한 원물을 바탕으로 식품을 가공하고 유통 체인까지 구축하는 것이 하림의 목표”라고 말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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