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K-반도체’ 위상 높인 이재용 외교력 [기업, 국가적 세일즈 전면에]
뉴스종합| 2022-05-23 11:4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찰 후 연설을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

삼성전자와 대만 TSMC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이 0.1㎚(1㎚=10억분의1m)를 줄이기 위한 치열한 기술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K-반도체’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대만이 불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 기술동맹에 변수가 될지도 주목된다.

▶삼성전자 세계 최초 3㎚ 선보여, TSMC보다 양산 빨라=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세계 최초로 3㎚ 공정이 적용된 300㎜(12인치) 크기의 최첨단 반도체 웨이퍼를 선보였다. 이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한 양국 정상은 3㎚ 웨이퍼에 나란히 사인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중 3㎚ 웨이퍼 양산계획을 발표하며 ‘게임체인저’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시장에서 경쟁하는 TSMC는 삼성전자보다 늦은 올 하반기 양산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선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2㎚ 공정으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025년 2㎚ 공정 양산계획을 밝혔다. TSMC도 2025년 2㎚ 양산을 계획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3㎚ 선점에 위기의식을 느껴 1.4㎚ 공정 개발계획을 먼저 밝히면서 기술경쟁에 불을 댕겼다.

일본도 기술경쟁에 가세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해 2㎚ 개발과 양산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미국 IBM은 지난해 2㎚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고, 일본 캐논 등 장비업체가 IBM 등의 2㎚ 양산계획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인텔도 파운드리시장에 재진출하며 2024년 상반기 2㎚ 공정을 도입하고 2024년 하반기에는 1.8㎚ 공정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한·미 기술동맹 강화, 대만 IPEF 불참 변수=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를 방문하면서 반도체 기술동맹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 정상은 이번 방문을 통해 반도체 협력을 핵심 축으로 양국 간 전략적 동맹을 공고히 하기로 했다.

유창한 영어와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제외교도 빛을 발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환영 인사에서 “미국과의 우정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양국 정상은 다음날 이어진 정상회담 공동 성명에서 반도체 등 핵심 기술 보호와 민관 협력, 주요 품목의 공급망 촉진을 위한 장관급 공급망·산업대화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간 민관 협력 강화는 TSMC의 상황과는 차별화된 부분이다. 이 부회장의 네트워킹 역량 등으로 가능한 지점이기도 하다.

미국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과 반도체 기술동맹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만이 IPEF에 불참하면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과 TSMC의 시장 전략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삼성은 미국과의 기술동맹에서 TSMC보다 가까워졌다. 이번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는 주요 고객사인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대표도 참석했다.

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