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수출액 성장률, 상반기 20.6→하반기 1.8%
D램·낸드 등 3분기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예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하반기 영업이익 상승세 꺾일 것
대규모 투자, 차세대 기술개발 등 돌파구 마련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모습. [삼성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올 하반기 반도체 수출 성장세가 큰 폭으로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R(경기침체)의 공포’ 확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기업도 하반기 난국을 돌파할 경영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23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반도체 수출액은 721억달러(약 93조6579억원)로,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1.8%의 성장률을 보이는 데에 그쳤다.
올 상반기는 689억달러(약 89조5011억원)로, 전년 대비 20.6% 늘어날 것이란 전망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큰 폭으로 꺾인다.
하반기 수출 증가세가 부진하면서 연간 성장률도 지난해 29.0%에서 올해 10.2%로 낮아졌다.
연구원은 “견조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요 지속으로 수출 호조세가 유지되나 지난해 하반기 기저효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수출은 지난해엔 전년 대비 35.7%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올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 조치 여파 등 글로벌 악재가 이어지며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반도체 역시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이 3~8% 하락할 것으로 봤다. 2분기 0~5% 낙폭보다 확대된 전망이다. 서버용 D램 가격 전망은 동일했으나 모바일용 가격 하락폭이 커졌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2분기 3~8% 오를 것으로 본 반면 3분기 가격은 0~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장용 멀티미디어카드(eMMC)와 범용플래시저장장치(UFS), 클라이언트SSD 등 모바일·PC·노트북과 같은 일반 소비자 메모리 가격 전망이 2분기 3~8% 상승에서 3분기 3~8% 하락으로 바뀌었고 기업용 가격도 상승폭을 줄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성과가 좋았던 지난해 기저효과 영향이긴 하나 연초 기대했던 실적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상반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 두 자릿수로 고성장세를 보였지만 올 하반기부터 한 자릿수로 꺾일 전망이다.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50.5%에 달했다. DB금융투자는 2분기도 18.5%로 예상했으나 3분기는 2.4%, 4분기는 4.6%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 영업이익이 115.9% 급증했다. SK증권은 2분기도 29.2%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3, 4분기는 각각 0.1%, 5.8%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반기에 이어 내년 역시 쉽지 않은 시장 상황이 예상됨에 따라 기업들의 위기감도 커졌다. 삼성전자는 성장잠재력을 다시 끌어올리고 반도체시장에서의 확고한 초격차 달성을 위해 경영진이 머리를 맞댔다. 이재용 부회장의 유럽출장 직후 장시간 전자계열사 사장단 회의가 열려 사실상 ‘비상경영’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오는 27~29일 글로벌전략협의회를 열고 하반기 영업 전략과 기술 로드맵을 점검한다. 5년간 450조원 투자를 발표한 만큼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용인시 제공] |
SK하이닉스는 차분히 장기 전략을 실행한다. 다음달 14일에는 120조원을 투입하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착공식이 열린다. 클러스터에는 4개 팹(공장)이 들어서며 생산능력을 40%가량 끌어올릴 전망이다. 3D D램, 238단 낸드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로 경쟁력도 확보한다. 또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확대경영회의에서 글로벌 공급망 위기, 금리인상 등을 언급하며 경영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을 요구한 만큼 경영 전략의 보완도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전략은 나와 있지 않으나 주문한 부분들에 대해 경영진이 세부 실행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