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폭우로 쑥대밭 된 강남…외제차 800대·수십억 아파트 줄줄이 침수
뉴스종합| 2022-08-09 10:01
9일 오전 서울 서초동 강남역 골목길 일대. 전날 기록적인 폭우로 아파트 단지 지하에 있던 차량들이 지상에 주차돼 있다. 인도에 있던 보도 블록들이 빗물로 파헤쳐져 있다.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8일 중부지방에 쏟아진 300mm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서울 강남 3구를 강타했다. 인근 수십억 대 아파트들까지 주차장이 침수 되고 도로 곳곳에 주인 없는 침수 차량이 방치 되는 등 역대급 피해 규모가 집계되는 중이다.

9일 손해보험협회와 각 보험사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12개 손해보험사에 총 2718대(추정치)의 차량 침수 피해가 접수됐고 피해 대수는 계속 늘고 있다. 손해액은 38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에 접수된 침수 피해 외제차만 768대에 달해 현대해상 등을 합치면 800대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있다.

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거주하는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역시 피해를 입었다. 주차장에 물이 들이치면서 일부 자동차가 침수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0시부터 현재까지 서울 서초구 396㎜, 강남구 375.5㎜, 송파구 347㎜ 등 서울 남부 지역에 300㎜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대가 낮은 강남 인근이 큰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8일 폭우로 인해 침수된 반포자이 주차장. [온라인 커뮤니티]
8일 잠실동 엘스 주차장이 침수된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반포동 ‘반포자이’ 주차장에도 물이 들어차 고가의 자동차들이 침수됐다. 잠실2동 엘스 아파트 주차장도 침수 현장 사진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역시 도로가 침수 되고 아파트 지하가 아닌 지상 주차 구역까지 모두 쑥대밭이 됐다.

서울에 집중호우가 내린 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아파트 주차장이 물에 잠겨 있다. [연합]

이날 비 피해가 집중된 강남에서는 도로 곳곳이 허리까지 침수돼 차를 버리고 대피하는 운전자들의 모습도 속속 포착됐다. 소셜미디어(SNS) 등에도 강남역과 대치역, 서초구 반포동 인근에서 침수 상태로 버려진 차들을 찍은 사진이 속속 올라왔다.

시민들은 "대치역 은마아파트 쪽에 다들 차를 버리고 갔다", "집에 오는 길에 침수돼서 차를 버리고 걸어왔다", "사람들이 차를 버리고 도로로 튀어나와서 지도를 보고 집을 찾아가고 있다" 등 기록적 폭우로 인한 경험담을 공유했다.

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에서 차량이 침수되자 운전자가 대피하고 있다. [연합]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일대에서 전날 내린 폭우에 침수됐던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

손보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폭우로 물이 불어나는 바람에 차량을 옮길 여유가 없어 피해가 커진 것 같다"면서 "이번 폭우는 서울, 특히 강남 지역에 집중돼 고가의 외제차들이 대거 피해를 보는 바람에 자동차 보험 손해율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날 폭우로 인한 피해 규모는 2011년 수도권 집중호우 당시와 비교하면 아직까지는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수도권 집중호우 때 피해 차량은 1만4602대, 추정손해액은 993억원이다.

한편 전날 폭우 속에 차량을 두고 나홀로 탈출해 대피한 운전자들은 개별적으로 견인 등 조치에 나사면서 도로 상황은 점차 정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차들이 도로 곳곳에 버려졌지만, 운전자가 개별적으로 레커차로 움직이고 있어 많이 정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신분당선 강남역 일대 거리 모습. 가운데 전날 폭우로 방전된 흰색 모닝 차량과 검은색 그랜저 차량이 거리 우두커니 정차돼 있다. 김영철 기자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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