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일정 취소·밤샘 근무…기록적 폭우에 ‘시험대’ 오른 오세훈
뉴스종합| 2022-08-10 08:56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서울 구로구에서 전날 내린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연이틀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지역에 피해가 계속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위기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청사에서 밤샘 근무를 하며 비상대기를 하는 등 비상 상황 관리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안전총괄 컨트롤 타워 공백과 수방예산 삭감 등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은 8일 저녁 퇴근 후 복귀해 9일 새벽 1시 대책회의 이후 밤샘 근무를 하고 현장 점검을 다니는 등 위기 대응에 힘쓰고 있다. 그는 이날 예정돼 있던 기자설명회와 ‘서울페스타’ 개막식 참가 일정을 취소하고 비상 대기 중이다.

오 시장은 이날 피해 규모가 크거나 문제가 되는 현장을 긴급 방문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전날 동작구 사당동 극동아파트 현장을 시작으로 발달장애 가족 사망사고가 발생한 관악구 신림동 빌라 침수피해 현장, 신대방 빗물펌프장, 구로구 개봉동 개웅산 산사태 현장, 양천구 신월7동 도로 싱크홀 현장을 잇따라 방문한 바 있다.

다만 서울시 재난대응체계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시는 최근 인사로 인해 재해·안전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안전총괄실의 실·국장 자리가 현재 공석이다. 이로 인해 풍수해 예방과 대응에 대한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시장과 행정2부시장이 전체적인 재해 대응을 총괄하므로 별다른 실무 공백은 없다고 해명했으나, 기민한 대처가 이뤄지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 예산 가운데 올해 수방·치수 예산이 전년도와 비교해 900억원 가량 줄인 것도 문제로 꼽힌다. 2022년 서울시 예산서를 보면 시는 수방·치수 분야에 2021년 5099억원 대비 896억원이 감액된 4202억원을 배정했다. 치수·하천관리가 1517억원에서 1088억원으로 429억원, 하수시설 관리가 3581억원에서 3114억원으로 467억원씩 각각 감소했다.

이 문제가 거론되자 전날 서울시에선 해명자료를 내고 “지난해 민주당 절대 다수의 시의회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시에서 편성·제출한 수방 예산 4450억원 중 248억원이 오히려 추가 삭감돼 회복되지 못하고 통과됐다”면서 “오세훈 시장 취임 직후 제2회 추경 편성 시 수방 예산 292억원을 복원하고 긴급 추가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21년 11월 시의회에서 예산정책연구위원회 위원과 의회사무처 예산정책담당관이 작성해 발행한 ‘서울시 예산안 분석’ 보고서를 보면 서울시가 시의회에 넘긴 예산안부터 치수·하천관리 357억원, 하수시설관리 348억원 등이 감액된 것으로 분석돼 있다.

대략 700억원을 시의회에 줄여서 제출해 놓고 책임론이 일자 야당 탓을 한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선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들은 마무리 단계에 있어 수방 관련 예산은 2020년부터 감소 추세에 있다”고 재차 해명했다.

오세훈 시장은 질긴 비와의 악연을 끊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처음 시장에 당선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 강남 일대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본 바 있다. 그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해지역, 위험지역은 최대한 직접 챙기면서 모든 자원을 동원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선제적 조치를 하겠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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