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러, 이번엔 ‘IAEA 시찰 방해’ 두고 유엔과 책임 공방
뉴스종합| 2022-08-16 10:46
지난 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시설 인근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유엔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시찰 계획을 중단시켰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유엔 사무총장실이 일축했다.

15일(현지시간)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관련 의혹과 관련해 취재진에게 “전혀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유엔 사무총장실은 IAEA의 방문을 막거나 취소할 권한이 없다”며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IAEA는 유엔과 별도로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14일 빈 주재 국제기구 러시아 대표부의 미하일 울리야노프 대사는 러시아 타스통신에 “러시아와 IAEA는 6월3일 시찰단의 자포리자 방문 경로와 일정을 합의했으나 마지막 순간에 유엔 사무국이 방문을 막아섰다”고 주장했다.

울리야노프 대사는 “시찰단은 여러 나라의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됐으며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주도할 예정이었다”며 “유엔은 방문을 막은 이유에 대해 명확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었다.

러시아는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3월 초 자포리자 원전단지를 장악했다.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 발전시설인 자포리자 원전단지 주변에서는 최근 크고 작은 포격전이 벌어져 방사성 물질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15일에도 포격으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러시아 점령군 측 행정당국은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공격의 책임을 서로에 떠넘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AEA는 혹시 모를 방사성 물질 유출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자포리자 원전에서 모든 군사 행동을 중단한 채 보안 전문가가 원자로 훼손 여부나 핵연료 재고 변동 규모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은 IAEA의 시찰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시찰단의 진입 경로나 일정, 방식 등을 두고 기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시찰단이 러시아 측 점령지역만을 통해 자포리자 원전으로 접근하는 방식에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인다.

반대로 러시아는 시찰단이 우크라이나 키이우 등을 거쳐 진입하는 경우 안전을 위협당한다고 주장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고르 비슈네페츠키 러시아 외무부 핵확산·군비통제국 부국장은 “키이우를 지나쳐간다는 것은 이들이 (우크라이나-러시아군이 대치하는) 최전선을 거쳐 핵시설로 간다는 것”이라며 “이는 엄청난 위험”이라고 말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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