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러, 우크라 ‘독립기념일’ 기차역 폭격 우크라人 22명 사망…젤렌스키 “승리할 것” [나우,어스]
뉴스종합| 2022-08-25 10:01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州) 차플리네역에서 대기 중이던 열차가 러시아군의 로켓탄을 맞아 완전히 불탔다. 러시아군의 이번 공격으로 11세 소년을 포함한 우크라이나인 22명이 사망하고 50명이 부상을 입는 피해를 봤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트위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군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소도시 주택가와 기차역에 폭격을 가해 민간인 22명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가 옛 소비에트연방(소련)에서 독립을 선언한 지 31주년 되는 날이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6개월째 되는 날에 벌어진 참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평화’를 얻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수복하는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다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로켓으로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州) 차플리네역을 공격해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대국민 영상 연설에서 “차플리네에서 22명이 숨졌다”며 “침략자 러시아가 저지른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을 묻고, 우리 땅에서 쫓아내 악의 흔적이 자유로운 우크라이나에 하나도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튜브 'CBS New York' 채널 캡처]

키릴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차장은 성명에서 러시아군이 차플리네를 두 차례 폭격했다고 했다. 주택이 파괴된 첫 번째 공격 때 11세 소년이 사망했고, 두 번째 로켓이 기차역으로 날아와 정차 중이던 열차를 타격해 객차 5대가 불타고 21명이 숨졌다고 설명했다. 부상자는 50여명으로 추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와 우크라이나가 옛 소비에트연방(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지 31주년이 된 24일(현지시간) 독립기념일을 맞아 수도 키이우 중심부에 설치된 추모의 벽에 헌화하고 있다. 추모의 벽엔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희생된 우크라이나 군인과 여성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AFP]

앞서 우크라이나는 독립기념일을 맞아 러시아가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며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행사를 금지하는 등 대비해왔다. 미 CNN방송은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방공 사이렌이 울렸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사전 녹음된 연설을 통해 “6개월 전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는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다”며 “러시아와 완전히 분리된 새로운 문화·정체성을 지닌 하나의 통합된 민주주의 국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기하지 않았던 지난날들을 통해 이번 전쟁의 끝엔 단순한 ‘평화’를 얻는 것이 아니라 ‘승리’가 있을 것”이라며 동부 돈바스와 크름(러시아명 크림)반도 수복 의지를 재천명했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중심부의 크레샤티크 거리에서 한 우크라이나인 여성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전투 중 우크라이나군이 파괴·노획한 러시아 장갑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4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정확히 6개월째가 되는 날이자 우크라이나가 옛 소비에트연방(소련)에서 독립을 선언한 지 31주년이 되는 날이다. [EPA]

독립기념일을 맞아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이 줄을 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공 방어 시스템을 비롯해 소형 무인기 요격 체계(CUAS)와 포병 시스템, 레이더 등 29억8000만달러(약 3조9921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지원방침을 발표했다. 단일 지원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인디펜던트 유튜브채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드론 2000대와 탄약 등 5400만파운드(약 854억원) 규모의 군사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존슨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협상을 위한 어설픈 계획을 추진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AFP]

한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 등 수뇌부들은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전쟁 장기화와 희생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여론전을 벌이기도 했다.

유엔 안보리에서 러시아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 연설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안보리 15개 이사국이 투표한 결과, 13개국의 압도적 찬성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 연설이 허용되기도 했다. 중국은 기권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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