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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줄어도 소비가 이끈 성장…그마저도 하반기에는 불투명
뉴스종합| 2022-09-01 11:19

올 2분기 한국 경제는 수출이 마이너스로 전환하고, 내수가 성장을 이끌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에 따라 대면서비스업이 활성화되면서 민간소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기간 국민소득은 역성장했다. 이에 따라 소득의 감소가 이어지면 지갑을 닫아 소비도 줄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수출에 이어 소비도 힘을 잃으면 올 상반기 경제성장을 이끈 동력이 사라지는 셈이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7%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민간소비가 성장을 이끌어냈다.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2분기 수출은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내수(민간소비)가 플러스로 전환됐다”며 “성장에 대한 민간소비 기여도는 전기 대비 1.3%포인트, 순수출 기여도는 -1.0%포인트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같은 기간 1.3% 줄었다. 한은은 원유 가격 상승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무역손실이 19조원에서 28조원으로 커진 때문으로 봤다.

문제는 소득을 감소시킨 이 같은 요인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데에 있다. 특히 교역조건 악화를 불러온 달러 가치 상승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 대외 경제요인은 단기 해소가 어렵다. 물가도 민간소비 회복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민간소비나 서비스는 여전히 회복되고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보지만 원자재 가격 등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경제성장 부분은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특히 물가가 오르면 소비가 위축되는 데다 국제 공급망 이슈도 남아 있어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가경제의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GDP디플레이터를 살펴보면, 물가 상황은 좋지 않다. 올 2분기 GDP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2.1%로, 전분기(2.3%)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는데 이는 수입 디플레이터가 수출보다 컸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흐름도 하반기 성장 기대를 낮추는 요소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리가 높아지면 투자 촉진이 어렵다. 건설 투자도 부동산경기 자체가 주저앉고 있으니 기대할 수 없고, 금리에 가장 민감한 설비투자도 증가가 어렵다”고 말했다.

2분기 건설투자와 설비투자의 GDP 성장기여도는 0.0%포인트로, 사실상 우리 경제성장에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는데 이후엔 오히려 끌어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한은도 경제성장 흐름이 약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올 2.6%의 경제성장률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우리 경제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나 주요국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경기 둔화 흐름으로 성장은 약화될 수 있다. 그러나 민간소비는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되며, 산술적으로 3분기와 4분기 0.1~0.2%가량 성장하면 연간 2.6% 성장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성연진·박자연·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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