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고래 보호 포경委, 고래사냥국 일본 탈퇴로 위기”
라이프| 2022-10-04 08:07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동물 보호 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은 오는 13일 슬로베니아에서 개최되는 국제포경위원회(IWC)의 제68차 회의를 앞두고, IWC의 존속과 글로벌 상업적 포경 중지에 대한 그간의 노력들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4일 밝혔다.

HSI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 위기, 팬데믹, 그리고 지난 2019년 IWC의 주요 재정 후원자이자 상업적 포경을 허용해온 국가인 일본의 IWC 탈퇴는 위원회에 심각한 재정 비상 위기를 가져왔다.

이로 인해 영국 캠브릿지에 있는 사무국 건물 판매 등, 운영비 절감을 위한 IWC의 노력 또한 무산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고래류 보호에 초점을 맞추는 유일한 국제 기관인 IWC의 재정위기는, 특히 고래류, 아종, 하위 개체군의 절반이 ‘심각한 멸종 위기’, ‘멸종 위기’ 또는 ‘취약’ 종으로 분류된 상황에서, 향후 고래종 보호에 매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의 혹등고래. 호주는 고래 보호에 모범적인 국가이다.

HSI의 야생동물 선임국장 레베카 레그너리는 “고래류는 포경, 혼획, 화학물질 및 플라스틱 해양 유출, 소음 공해, 선박 잔해, 서식지 감소, 기후위기 등과 같이 인간이 야기하는 수많은 위험요소에 노출되어 있다”며 “IWC가 지금 해체된다면 글로벌 포경 중지 서약, 남극해 고래 생추어리 마련 그리고 그간 쌓아온 고래 보전 연구 활동 프로그램들도 모두 무산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고래류 보호활동에 있어서 뼈대 와도 다름없는 IWC의 위기는 고래류가 바다에서 더욱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에 처하게 되는 것.” 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IWC가 위원회비를 내지 않는 국가에도 투표권을 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어서, 위원회의 핵심 업무와 글로벌 포경 중지 활동 방향이, 향후 포경을 찬성하는 국가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이러한 고려는 글로벌 팬데믹으로 큰 피해를 입은, 관광산업에 국가 재정을 의지하고 있는 여러 나라들을 염두에 둔 것이지만, 감비아, 기니아, 캄보디아, 안티과 바부다 같은 포경을 선호하는 국가에게는 일본과 함께 상업적 포경에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HSI측은 우려했다.

글로벌 포경 금지 조약은 수십만 마리의 고래류의 생명을 구하고 멸종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이 조약이 처음 채택된 1982년 이후 일본은 이를 폐지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한반도 침략때 우리해역의 고래를 싹쓸이 사냥한 바 있는 일본은 상업적 포경을 지지하는 다른 회원국을 통해서 그 영향력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고 HSI는 분석했다. 이번 달 열리는 IWC 회의에서 더 많은 포경 찬성 국가가 투표권을 갖게 되면, 이는 세계 고래 보호 활동의 종식을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따라서 IWC 회원 국가인 한국을 비롯하여 다른 나라들은 고래류 보호를 위한 IWC의 활동이 계속될 수 있도록 지지해야할 것이라고 HSI측은 강조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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