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IT과학칼럼] 오픈소스강국=기술강국
뉴스종합| 2022-10-27 11:34

오픈소스강국이 기술강국인 시대다.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전 산업 분야의 디지털화와 함께 오픈소스는 가장 효율적으로 디지털화를 실현할 수 있는 도구이자 인프라로 활용되고 있다. 1991년 리눅스 등장 이후 2007년에 등장한 오픈소스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는 전 세계 모바일시장 판도를 바꿔놓았다. 2015년에 등장한 오픈소스 쿠버네티스는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시장을 평정하며 클라우드 서비스관리를 위한 표준이 됐다. 동년 오픈소스로 공개된 텐서플로는 현재 가장 앞서가는 딥러닝 프레임워크가 됐다. 2019년 시작된 오픈소스 기반 매터는 현재 가장 강력한 사물인터넷 표준이 됐다. 5G 이동통신 분야에서도 O-RAN, Open5GS 등 다양한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개발되고 있다.

오픈소스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핵심 기술 분야의 시장지배력을 키워가고 있다. 나아가 새로운 방식의 표준으로도 인식되고 있다. 오픈소스 방식은 한편 후발주자들에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많은 플레이어에게 개발 단계에서부터 참여를 유도하며 잠재적인 시장생태계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ICT 분야를 포함한 전 산업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오픈소스의 활용이 ICT를 넘어 전 산업 분야로 확대되며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이제 오픈소스는 시장의 비즈니스 전략과 연계되어 산업이나 시장생태계를 점유하기 위한 전략적 무기로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 미-중 기술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사실상 미국 기업들에 주도되고 있는 글로벌 ICT 패권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오픈소스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실제 글로벌 오픈소스 저장소인 깃허브 통계만 보더라도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가장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이제 오픈소스는 미래 ICT 개발을 선도하고 혁신하기 위한 하나의 중요한 인프라로 인식된다.

정부는 지난해 개정된 소프트웨어진흥법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SW 연구개발 시 오픈소스 방식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정부도 자국의 디지털 인프라 보호를 목적으로 연방기관에 SW 납품 시 소프트웨어명세서(SBOM) 제출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디지털 전환과 함께 중요해지는 것 중 하나가 데이터 이슈이고 개인정보를 포함한 모든 데이터가 안전하고 투명하게 관리돼야 하는 것처럼 SW 데이터 또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투명하게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오픈소스 활용은 기술혁신을 넘어 미래 시장 점유를 위한 전략적 선택지가 되고 있다. 특히 기관의 비즈니스 대응 차원에서 올바른 오픈소스의 활용과 대응을 위한 거버넌스 체계 구축은 필수가 되고 있다. 오픈소스의 전략적 활용은 개발자와 기업 모두에 이익을 창출하는 선순환 기반의 살아 있는 플랫폼과 생태계를 제공해줄 수 있다. 나아가 오픈소스 활동을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것은 새로운 사실상의 시장 표준을 주도하는 역할까지 만들어낼 것이다.

지금이 바로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기술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모멘텀 시기라 생각한다. 오픈소스에 대한 시장의 인식과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대외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단기적인 처방책이 아닌 보다 큰 시각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고 지속 가능한 오픈소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힘써야 할 때다.

이승윤 ETRI 오픈소스센터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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