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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 판 깔렸다...증권가 MZ 정조준
뉴스종합| 2022-12-01 11:31

증권가에 MZ세대를 겨냥한 ‘조각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음악 저작권을 쪼개 파는 뮤직카우에 대한 제재 면제를 의결하고 미술품·한우 조각투자 플랫폼의 상품도 투자계약 증권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으면서, 조각투자를 미래먹거리로 확보하려던 증권사 움직임에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1일 부동산 조각투자 업체인 카사에 따르면 전체 투자회원수 17만명 가운데 세대별 비중은 ▷20대 21.07% ▷30대 30.17% ▷40대 31.32% ▷50대 14.74% ▷60대 이상 2.69% 등이었다. 20~30대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조각투자는 자투리 금액으로 각종 예술품은 물론 부동산에까지 투자할 수 있어 MZ 세대의 호응을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 조각투자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KB증권과 키움증권을 꼽을 수 있다.

KB증권의 경우 주식 조각투자, 즉 올 9월 시작한 국내주식 소수점 매매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KB증권은 이용고객이 5만명을 돌파해 국내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 제공 7개 증권사 중 가입자 수 기준 71%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 고객이 전체의 45%로, 일반 주식거래에서 30대 이하 고객 비중이 32%임을 감안하면 고가주 매입이 부담스러운 MZ 세대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KB증권은 최근 미술품·한우 조각투자 상품도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 증권에 해당한다고 결정한 금융위 발표 직후 한우자산플랫폼 뱅카우와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 국내 최초로 투자계약증권 발행 및 운영을 위한 업무 전반의 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키움증권도 금융위 제재면제가 의결된 뮤직카우를 필두로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테사, 부동산 조각투자 업체인 카사 등과 잇따른 협약을 맺으며 조각투자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 이랜드그룹과도 미술품 조각투자 서비스를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랜드넥스트가 운영중인 ‘윌윌(WillWill)’은 이랜드에서 소장하고 있는 국내외 다양한 미술품과 소장품을 지분 형태로 나눠 소액으로 작품을 소유할 수 있는 ‘아트 분할 소유 플랫폼’이다.

김희재 키움증권 리테일총괄본부장은 “‘미술품 조각 투자’ 서비스가 제도권 진입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전문성 있는 시스템 구축 및 투자자보호 장치 마련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안전하고 다양한 투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외 한국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빌딩 조각 플랫폼인 루센트블록과 손잡았고, NH투자증권은 수집품 투자 플랫폼 트레져러에 전략적 투자 집행을 결정하는 등 대형사들도 다양한 조각투자 상품 유치에 나서고 있다. SK증권도 부동산 조각투자 기업 펀블 및 미술품 공동구매 서비스 업체 열매컴퍼니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선거를 앞두고 있는 금융투자협회 회장 후보들도 조각투자에 적극적이다.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주식 말고도 증권형 토큰, 그림 조각투자, 건물 조각투자 등 다양한 기초자산에 기반한 상품, 창의적인 금융상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은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한) 증권형 토큰 등으로 자본시장법 적용을 유연하게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는 “(기존 주식 외에) 더 다양한 상품을 선택하게끔 하는 게 진짜 대체거래소(ATS) 출범의 의미”라고 짚었다.

윤호 기자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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