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월드컵은 음원 시장의 악재”…음원 이용·신곡 발표 줄어든다
라이프| 2022-12-02 07:01

2022 카타르 월드컵 기간인 11월 30일 컴백한 피원하모니 [FNC 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빅 이벤트’ 월드커 시즌이 되자, K팝 가수들의 컴백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2일 가요계에 따르면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시작되기 직전 주인 11월 14~18일까지 엑소 첸, 오마이걸 유아, 그룹 드리핀, 저스트비, 첫사랑까지 K팝 가수 다섯 팀과 가왕 조용필까지 컴백했으나, 월드컵이 개막한 이후 2주간 컴백한 팀은 한 주당 두 팀 정도에 불과했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월드컵과 같이 국민적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는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음악시장은 영향을 받곤 했다”고 말했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대중음악 전문 차트인 써클차트 통계에 따르면 2010 남아공 월드컵(6월11일~7월12일) 당시 6월 음원 이용량은 전달 대비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월별 신곡수를 살펴보면 6월은 5월에 비해 35% 가량 신곡 발표가 줄었다.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이 기간 곡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은 월드컵 대회 기간을 피해 앨범 발매 일정을 제작사 측에서 조정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이와 같은 현상은 월드컵뿐만 아니라 올림픽 대회 기간에도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기간인 3일 컴백하는 방탄소년단 RM [빅히트뮤직 제공]

4년 뒤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6월13일~7월14일)은 분위기가 또 달랐다. 남아공 월드컵과는 달리 6월 한 달간의 음원 이용량은 전달 대비 1% 가량 하락하는데 그쳤다. 당시 월별 신곡 수를 살펴보면 6월은 5월 대비 18% 가량 신곡이 감소했다.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에 비해 신곡 감소량도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6월14일~7월15일) 기간동안엔 6월의 음원 이용량은 5월 대비 4% 가량 감소했다. 발표된 신곡 수는 두 번의 월드컵과 달리 도리어15% 가량 증가했다.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음악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음원 이용량이 감소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라며 “하나는 공급자의 신곡 출시 감소로 인해 이용량이 감소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소비자의 음악 소비 시간이 줄어들어 이용량이 감소하는 경우다”라고 설명했다.

역대 월드컵 경기와 음원시장의 이용량을 분석해보면, ‘변수’는 국가대표팀의 성적표다. “16강 진출 여부가 음원 이용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김 위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세 월드컵 음원 이용량의 결정적 차이도 대표팀의 성적이 영향을 미쳤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리 국가 대표팀이 거둔 최종 성적은 1무 2패로 조별 예선에서 탈락한 반면,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리 국가대표팀이 거둔 최종 성적은 1승 1무 1패로 16강에 진출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선 1승 2패를 거뒀다.

김 위원은 “대표팀의 경기 성적이 좋을수록 월드컵에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고, 주요 미디어에 노출되는 월드컵 관련 보도 역시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엔터 분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제작사에서는 앨범 출시를 대회 전후로 조정하게 된다”고 했다. 월드컵 시작 이후 2주간 컴백하는 가수들의 숫자가 줄어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공급의 감소는 전체 이용량도 감소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

월드컵 기간에 음원 이용량이 줄어드는 또 다른 이유는 대규모 거리 응원을 들 수 있다. 거리 응원 등 사회적 활동으로 소비자의 음악 소비 시간이 줄어 음악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또 다른 변수는 경기 시간이다. 월드컵 개최국과의 시차가 크게 벌어진 경우 음원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이 그 사례다. 당시 주요 경기 시간이 우리나라 새벽 시간대에 집중, 거리 응원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져 음원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다.

김 위원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의 경우 3일 포르투갈과의 경기는 자정에 시작하는 점, 16강에 진출하더라도 한국 경기는 새벽 시간대에 열릴 것이라는 관측을 토대로 생중계 시간대에 따른 음악시장의 영향은 최소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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