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월드컵
음바페-하키미 뜨겁게 안았다…승부만큼 빛난 ‘우정’ [월드컵]
엔터테인먼트| 2022-12-15 09:49
프랑스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함께 뛰는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와 모로코 아슈라프 하키미가 14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이 끝난 뒤 포옹하고 있다. 이날 프랑스는 모로코를 2-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승부만큼 빛난 우정이었다. 치열했던 90분의 혈투를 끝낸 '절친'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와 아슈라프 하키미(모로코)는 경기가 끝난 뒤 뜨겁게 서로를 안았다.

프랑스는 1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모로코를 2대 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음바페는 승리를 결정지은 뒤 그라운드에 누운 하키미에게 다가가 그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곤 한동안 진한 포옹을 나눴고, 서로의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음바페는 모로코의 붉은 유니폼을, 하키미는 프랑스의 짙은 남색 유니폼을 입고 빛나는 우정으로 승부를 마무리 했다.

이날 경기는 과거 프랑스가 모로코를 식민 지배한 역사 때문에 경기 전부터 화제가 됐다. 특히 같은 소속팀에서 뛰고 있지만 이날 적으로 만난 양 팀의 24세 동갑내기 두 선수가 극적인 요소를 더했다.

프랑스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함께 뛰는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와 모로코 아슈라프 하키미가 14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이 끝난 뒤 서로 유니폼을 교환하며 포옹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음바페와 하키미는 2021년부터 소속팀인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한솥밥을 먹은 '절친'이다. 둘은 음바페가 골을 넣을 때나 팀이 승리했을 때 미리 손을 맞춘 세리머니를 펼쳐 보는 팬들을 흐뭇하게 했다. 훈련장에서도 서로 스스럼없이 장난치는 모습이 여러 차례 카메라에 잡힌 바 있다.

둘은 '다문화 배경'을 공유하는 사이이기도 하다.

음바페는 카메룬 출신 축구 지도자인 아버지와 알제리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파리에서 나고 자랐다. 하키미는 스페인 마드리드 태생이지만 모로코인 부모를 뒀다. 프랑스 대표팀을 선택한 음바페와 달리, 하키미는 '핏줄의 고향'인 모로코 대표팀을 선택했다.

프랑스 대표팀에서 왼쪽 공격수로 뛰는 음바페와 모로코 대표팀의 오른쪽 풀백 하키미는 이날 준결승에서 치열하게 부딪쳤다. 누구보다 음바페를 잘 아는 하키미는 철저하게 그를 막았다. 음바페의 장점인 스피드가 실린 드리블을 시도할 공간을 좀처럼 내주지 않았다. 음바페의 표정은 점점 일그러져 갔지만,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2대 0 쐐기 골의 발판을 놨다.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에서 모로코를 2대 0으로 꺾은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킬리안 음바페가 모로코 아슈라프 하키미의 유니폼을 입고 환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프랑스가 1대 0으로 끌고가던 후반 34분 마르퀴스 튀람(묀헨글라트바흐)에게서 공을 건네받은 음바페가 수비수 3명을 뚫고 지나가다가 날린 슈팅이 수비를 맞고 흐르자 콜로 무아니(프랑크푸르트)가 가볍게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하키미는 튀람을 막느라 음바페를 놓쳤다.

전반 5분 만에 프랑스가 선제골을 넣은 뒤 지속해서 모로코가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음바페의 슈팅에서 비롯된 무아니의 골이 승부의 추를 프랑스 쪽으로 기울였다.

두 사람은 이제 카타르 월드컵의 마지막 여정을 준비해야 한다. 음바페는 오는 19일 0시 아르헨티나와 결승전을, 하키미는 오는 18일 0시 크로아티아와 3, 4위 결정전을 치른다. 이후 다시 PSG로 돌아가 팀 동료로 프랑스 리그1 그라운드를 누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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