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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정보는 4차산업 ‘원유’...올해 민간형 플랫폼 출시”
뉴스종합| 2023-01-09 11:15
김학성 웨이버스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구로구 웨이버스 사옥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UAM(도심항공교통), 자율주행, 디지털 트윈 모두 밑바탕에는 ‘공간정보’가 있습니다. 공간정보가 받쳐주지 않으면 실현 불가능한 산업들이죠”

김학성 웨이버스 대표는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공간정보’를 가리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원유’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지금 산업계가 추진하는 신사업들이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공간정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웨이버스가 IT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대적인 투자 확대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웨이버스의 매출은 2019년 235억원에서 2021년 379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억원에서 51억원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기업공개(IPO)로 인한 비용 발생 및 투자로 지난해 이익 성장세는 주춤했지만, 여전히 흑자 성장세는 유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5일 서울 구로구 웨이버스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올해 경영 환경이 매우 안좋지만 웨이버스는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경기악화에도 10% 이상은 성장한다. 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창립 20주년이 되는 2024년에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공간정보란 말 그대로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도로, 토지, 건물을 비롯해 자동차, 비행기 등 위치값을 가진 모든 사물들의 데이터를 가리킨다. 김 대표는 “내비게이션에 나타나는 ‘최적경로’, ‘최단경로’, ‘최소시간 경로’ 등도 모두 공간정보에 대한 정밀분석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1990년대 국내 최초의 차량용 내비게이션을 개발했으나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를 맞닥뜨리면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전국을 돌며 수집한 도로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는 지금의 공간정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기반이 됐다.

김 대표는 “2004년 쌍용정보통신의 사업 부문에서 독립해 창립한 지 20여년이 지난 현재 287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 중 90%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라며 “지난해 4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웨이버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직접 방문 대신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간접 체험이 늘어나면서 공간정보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웨이버스는 이러한 공간정보를 바탕으로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주요 행정 시스템을 구축, 운영 중이다.

공간정보 산업의 뿌리 격인 ‘한국토지정보시스템’을 운영 중이며 부동산 공시지가, 실거래가, 전월세가 정보 등을 제공하는 국가공간정보 플랫폼 ‘K-Geo’도 웨이버스가 구축했다. 정부의 디지털플랫폼 구축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웨이버스는 통상 수 개월에서 몇 년이 걸리는 시스템 구축 기간을 자체 솔루션으로 단축해 행정기관들의 시간·비용 부담을 크게 줄여줬다. 최근에는 현실 세계의 국토를 가상 공간에 똑같이 구현하는 국토교통부의 ‘디지털 트윈 국토서비스 기반 구축’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정부·행정기관들의 사업 수주를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이제는 민간 부문으로도 돌리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민간형 공간정보 플랫폼 출시를 예고했다. 김 대표는 “올해 상반기 테스트를 거쳐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일과는 다른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에는 공간정보가 필수적인 여행앱, 배달앱, 택시앱, 포털 등이 웨이버스의 핵심 고객사가 될 전망이다. 이미 웨이버스는 주요 포털과 사업협력,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우리 플랫폼을 사용하면 수십 명이 투입되던 업무를 한두 명만으로도 할 수 있게 된다”며 “예비 창업자나 스타트업에게도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아가 협업하는 모델 등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올해 사업을 보다 공격적으로 할 예정”이라며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를 통해 사업 신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특히 “웨이버스의 기업가치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최소 3000억원 이상으로 자신한다”며 “실적과 성장 비즈니스 모델의 가치를 조만간 시장에서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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