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로벌 인사이트] 호주와 그린공급망 협력 주목해야
뉴스종합| 2023-02-06 11:04

‘2050년 대한민국 탄소중립’의 해가 다가오고 있다. 30여년 전부터 세계 주요국이 다짐한 에너지전환의 시대가 본격 시작된 것이다. 한국은 주변국으로부터 친환경에너지를 수입한다. 대신 수소환원제철 공법으로 생산된 그린철강, 수소전기자동차, 삼차전지 등을 수출한다. 미래 탄소중립 시대, 대한민국의 청사진이다.

2023년 2월 기준 136개국이 탄소중립 달성목표를 선언했다. 이 중 대다수 국가는 2050년을 목표 연도로 설정했다. 호주는 광활한 영토에 매장된 자원을 바탕으로 핵심광물 개발과 그린수소 생산 및 수출을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선정했다. 최근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호주와의 공급망 협력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호주 정부는 2019년 ‘국가 수소 전략’을 발표하면서 2050년까지 전체 수소생산량의 75%를 수출해 수소경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2020년 3월 ‘기술투자 로드맵’을 발표해 2030년까지 ㎏당 수소 생산가격을 2호주달러 미만으로 낮춰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호주산 수소의 미래 수출국으로 지리적으로 인접한 동북아 3개국 중국, 일본, 한국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호주는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반면 한국은 배터리·연료전지 등 수소 기반 첨단 기술에 강점이 있어 최적의 상호보완적 파트너다.

수소경제 협력이 미래의 이야기라면 핵심 광물 협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에너지전환에 필요한 배터리 등 최첨단기기에 핵심 광물이 필수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21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6대 핵심 광물로 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 희토류, 백금족을 선정한 바 있다. 이 중 호주는 매장량 기준 리튬, 니켈, 코발트의 세계 2위, 생산량 기준 희토류 세계 4위인 핵심 광물 보유국이다.

2021년 12월 시드니에서 개최된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력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과 호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며 수소경제·핵심 광물 공급망 분야를 양국 의제로 선정해 민·관·학 협력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호주의 희토류 채광 기업인 ASM은 한국 법인 KSM을 설립하고 2022년 5월 충북 오창에 한국 최초 친환경 희토류 제련공장 준공식을 했다. 호주에서 채굴된 희토류 광물을 오창공장으로 보내 한국 기업들의 수요에 맞게 제련한다는 계획이다.

호주 정부 역시 한국 기업의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로이힐 광산 개발에 1조3000억원을 투자했으며, 고려아연은 2021년 호주 자회사인 아크에너지를 설립해 퀸즐랜드주 수소허브 개발에 약 596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탄소중립은 이제 미래의 일이 아니라 우리 세대가 이뤄가야 할 과제다. 호주와의 그린공급망 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실현에 중요하다. 탄소감축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양국의 협력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2050년 호주로부터 그린수소를 수입하고 그린철강을 수출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상상하면서 이제 첫발을 내디딘 양국의 그린공급망의 협력 확대를 기대해본다.

김하중 KOTRA 시드니무역관 과장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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