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인천, 지금 해외출장 시즌’… 지역 기초의회들 해외연수 잇따라 추진 ‘도마위’
뉴스종합| 2023-03-31 16:28
인천시 미추홀구의회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시 중구의회와 부평구의회가 해외출장을 떠나 지역사회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지역 기초의회들의 잇따른 해외출장이 예고돼 파장이 예상된다.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기초의회의 연수를 빙자한 해외출장 추진을 지적하면서 시민 혈세로 관광성 여행을 할 것이 아니라 민생을 위해 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천 중구의회는 7박9일 일정으로 지난 27일 해외 연수를 떠났다. 앞서 지역 시민단체는 관광여행에 불과하다며 해외 연수 중단을 촉구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강행했다고 밝혔다.

중구의회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위스 등 유럽 3국 주요 관광지를 다니는 일정으로 외유성 시찰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지난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9일간의 연수 일정은 대부분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고 오는 것”이라며 “중구의회는 시민들 혈세로 떠난 해외 관광여행을 중단하고 즉각 돌아오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중구의회 연수 참가 인원은 구의원 7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5명이다. 비용은 5570만원이다.

연수 기간 중 기관 방문은 프랑스 파리 리브고슈 홍보관과 스위스 로잔 손매트요양원 2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일정은 스위스 인터라켄 융프라우요흐,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성당, 프랑스 파리 등 유명 관광지로 일정이 짜여져 있다.

외유성 우려는 지난달 열린 ‘공무국외출장심사위원회’ 심의에서도 드러났다. 이와 관련, 평화복지연대는 “혈세 낭비에 대해 환수 운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지역사회에서는 “해외 연수는 지역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있지만, 지역적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시기적으로 무리하고 성급하게 강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평구의회도 지난 27일 일본으로 연수를 떠나 30일 귀국했다.

미추홀구의회도 5월 중 1억500만원을 들여 유럽 연수를 추진하고 있다. 21명(의원 15명, 직원 6명)은 5월 9일부터 17일까지 7박 8일 동안 독일과 스웨덴을 다녀올 예정이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하루 일정 중 절반 이상은 유명지역 관광 프로그램들로 돼 있다”며 “대부분 업무와 관련이 없는 일정들로 계획돼 있다”고 지적했다.

미추홀구의회는 해외 연수 혈세를 쓰는데 있어 다른 어느 의회보다 더 엄격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곳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난달 7000만원의 전세사기 피해 미추홀 주민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전세사기 피해로 미추홀구 주민들이 고통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도 “해외 연수는 시기와 때가 있는 것”이라며 “지역 내 전세사기로 분위기도 좋지 않은데 굳이 이런 상황에서 해외 연수를 가야 하는지, 더 신중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추홀구의원들은 지난해 8월 미추홀구 물난리 때 제주도 관광성 연수를 떠나 주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이밖에 강화·옹진군·연수·남동·계양구의회 등 5곳도 해외출장을 계획하고 있어 의정 공백 및 외유성 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결국, 동구의회를 제외한 9곳의 군·구의회는 올 상반기 중 해외출장을 준비하고 있다.

출장 예정 지역은 일본과 말레이시아·싱가포르·호주 등 아시아 지역과 독일과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유럽 등이다. 의원 1인당 비용은 국가별로 350만~500만원으로, 이들 9곳의 의원 115명과 의회사무국 직원까지 포함한 전체 예산은 최대 10억원에 육박한다.

남동구의회는 4월 중 위원회별로 나누어 모두 18명이 일본과 싱가포르를, 계양구의회는 5월 중 독일과 네덜란드로 10명이 각각 해외출장을 떠날 예정이다.

연수구의회와 강화군의회도 13명과 7명의 의원 전원이 5월 중에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 호주 등으로 해외출장을 떠난다.

옹진군의회는 5월 중 의원 5명 전원이 7박9일 일정으로 독일과 네덜란드, 벨기에등 유럽 출장을, 서구의회는 상임위원회별로 나눠 일본과 싱가포르 등으로 해외출장을 떠난다.

구의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출장을 가지 못하다가 올해 들어서면서 해외의 길이 열리면서 해외 연수를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또한 해외연수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면 없어지기 때문에 세워진 예산대로 이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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