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이영표 이동국, 승부조작 사면해프닝 사과후 축협 부회장 사퇴
엔터테인먼트| 2023-04-04 08:27
대한축구협회 최영일 부회장(왼쪽)과 이영표 부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승부 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 건을 재심의하기 위해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지난달 커다란 논란을 일으켰던 축구협회의 사면결정 파문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승부조작 징계 축구인 기습 사면결정을 내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한 것에 대해 이영표, 이동국 부회장과 조원희 사회공헌위원장이 사과하고 사퇴했다. 축구인 출신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상황을 막지못한데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사퇴배경을 전했다.

이영표는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지난주 축구협회의 징계 사면 관련 이사회 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부회장직에서 물러난다”라고 밝혔다.

그는 "좋은 행정은 충분한 반대 의견과 다수의 목소리를 통해서 만들어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축구협회의 일원으로서 축구 팬들의 모든 질책을 무거운 마음으로 통감한다"라면서 "부회장으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다. 있어야 할 곳에서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라며 팬들의 용서를 구했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직 사퇴를 알린 이동국의 SNS. 연합뉴스

축구협회는 지난달 28일 한국과 우루과이의 대표팀 평가전을 앞두고 서울월드컵경기장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어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사면하기로 한 바 있다.

이동국 부회장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분들, 동료 선후배들, 그리고 관계자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월 축구협회의 제의로 부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업무를 배우고 파악하는 시기였고, 내부적으로 상당 부분 진행된 안건이었지만 경기인 출신의 경험을 자신있게 말씀드려 막지 못한 못한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로서 받은 많은 사랑을 행정으로 보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협회에 들어왔지만, 부회장으로서 제 임무를 해내기에 부족함이 많았다. 책임을 통감하며 해당 직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해 축구인들의 화합을 도모한다는 이유로 충분한 논의도 없었고, 현장에서 수차례 요구했기에 결정했다는 설명도 논란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결국 협회는 안팎에서 거센 비난이 쇄도하자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다시 열고 부랴부랴 사면을 철회했고, 정몽규 회장이 사과를 해야했다.

한국축구의 전성기에 활약했던 선수들이 축구행정에 의욕적으로 발을 들여놓았다가 어처구니없는 협회의 결정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정작 현장의 요구였다는 핑계로 누구도 공감하기 힘든 승부조작 징계축구인 사면추진이라는 사태를 만든 장본인들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 상황은 축구팬들에게 어떻게 비쳐질까.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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