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권형 ETF에 올해만 4조 넘게 몰려
뉴스종합| 2023-04-20 11:21

올해 들어서만 국내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로 4조원 이상의 뭉칫돈이 몰렸다. 2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채권형 ETF 설정액은 1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대비 약 4조320억원 불어난 수준이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ETF 설정액이 35조230억원에서 34조9190억원으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채권형 ETF 설정액 규모도 커졌다. 1년 전(10조5510억원)과 비교하면 약 64% 증가했다. 기간을 넓혀 2년 전(8조1960억원) 대비로는 곱절 이상 뛰었다.

수익률도 주식형을 앞선다. 국내 채권형 ETF의 1년 수익률은 연 3.30%, 국내 주식형 ETF 1년 수익률은 0.93%로 집계됐다. 2년 수익률은 채권형이 1.64%, 주식형이 -12.49%로 격차는 더 커졌다.

지난해 부진한 주식시장과 달리 채권 금리가 급등하자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채권형 ETF는 상품에 편입된 채권들에서 발생하는 이자와 금리 하락 시(채권 가격은 상승) 매각 차익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특히 올 들어 글로벌 긴축정책이 완화되고 금리가 더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지자 금리 변동성에 베팅하려는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초 연 3.80%에 가까웠으나 2월 초 연 3.20%대까지 빠르게 내려갔고, 이후 3월 초 다시 연 3.80%를 넘어섰다가 이달 들어 다시 3%대 초반으로 떨어지는 등 큰 변동성을 나타냈다.

최근에는 동일한 만기의 채권들로 ETF를 구성, 만기 때 원금과 채권 이자수익을 분배한 뒤 청산(상장폐지)되는 ‘만기 매칭형 채권 ETF’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한 증권사 ETF 관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국내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고, 주식시장도 2차전지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자 채권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채권형 ETF 설정액이 커지면서 시장 내 유의미한 수요처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의 다른 기관들과 비교할 때 채권형 ETF 설정액 자체는 아직 크다고 할 순 없지만, ETF는 자금이 들어오면 바로 채권 매수를 집행하는 특성이 있어 수급상 유의미한 효과를 낸다”고 분석했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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