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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에 시장 전반 활기…‘돈나무’ 언니는 또 패착
뉴스종합| 2023-05-26 10:06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식중개인들이 거래 상황을 지켜보는 모습 [AF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은행 위기와 미국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 등으로 가라앉은 시장 분위기가 인공지능(AI)이 불러온 기대 덕에 활기차게 변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9% 오른 4151.28로 마쳤다. 기술주 위주인 나스닥은 1.7% 뛰었다. 연초 이후로 기간을 늘리면 S&P500은 8.5%, 나스닥은 무려 20.3% 뛰었다.

지난해 인플레이션발(發) 경기침체 우려와 이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증시가 덜컹였지만 해가 바뀌면서 완전히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앞날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S&P500의 올해 상단을 4000에서 4300으로 상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4200이던 종전 목표지수를 4600으로 높였다.

블룸버그는 올해 증시가 제자리걸음을 할 것으로 예상했던 전문가들이 랠리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앤드루 슬리먼 모건스탠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만약 내가 현금만 들고 있다가 10월이나 11월께 고객들에게 수익을 안겨주지 못한다면 걱정이 클 것”이라며 “일부의 비관론자들만 제외하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추정치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낙관론을 떠받치는 건 인공지능(AI) 붐이다. 챗GPT로 생성형AI 선두로 나선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는 연초 이후 36% 올랐다.

여기에 반도체업체 엔비디아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며 온기를 더하고 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24.4%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9390억달러(약 1248조8700억원)로 불어났다. 이대로라면 애플, MS, 알파벳(구글), 아마존에 이어 뉴욕증시 역대 5번째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된다.

다코타자산관리의 로버트 파빅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비디아 실적은 나스닥 거래를 부추겼다”며 “낙관론이 다른 주요 기술 기업들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AI 개발에 이용되는 반도체를 전세계 시장에서 90% 이상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전날 발표한 2024회계연도 1분기(2~4월) 실적발표에서 시장 예상치를 20% 웃도는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특히 AI 열풍으로 2분기 매출은 110억달러로, 시장 예상보다 50% 이상 크게 증가해 분기 기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자리에서 “현재 컴퓨터 산업은 가속 컴퓨팅과 AI라는 두 가지 전환을 함께 겪고 있다”며 “전세계에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엄청난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AI 열풍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두가 AI발(發) 열풍을 즐기는 것은 아니다. 기술기업(IT) 호황 당시 성장주에 집중 투자하며 명성을 얻었던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는 지난 2월 엔비디아 주가가 고평가 됐다며 대거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엔비디아 주가는 234달러 수준으로, 블룸버그는 우드가 지분을 처분한 뒤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5600억달러 늘었다고 지적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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