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눈으로 먼저...美럭셔리와인의 유혹
뉴스종합| 2023-05-31 11:08
최근 진행된 오린 스위프트 레이블 설명회에서 에두와 비쥬 E&J 갤로 인터내셔널 럭셔리 디렉터가 와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제공]

“와인에 이야기를 더하지 않아요. 이야기에 걸맞는 와인을 창조합니다.”

눈으로 먼저 마신다. 그리고 당신의 입에 닿는다. 투명하거나 붉었던 색감이 아닌 이야기로 당신을 유혹하는 와인, 전 세계 400여 명 뿐인 와인 전문가인 마스터오브와인(MW) 중 한 명인 에두와 비쥬 E&J 갤로 인터내셔널 럭셔리 디렉터는 미국 럭셔리 와인 ‘오린 스위프트(Orin Swift)’를 이렇게 소개했다. 소량 생산되는 고품질 제품인 미국 컬트 와인인 오린 스위프트는 병에 붙여진 레이블(Label)이 독특한 프리미엄 와인 브랜드이다.

최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진행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비쥬 디렉터는 “부유한 ‘영앤리치’의 경우 부모 세대와는 다른 걸 즐기려는 경향이 있다”며 “독특한 디자인과 스토리를 가진 럭셔리 와인은 스위스와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가 2018년부터 본격 수입한 오린 스린스위프트는 지난해 말까지 연평균 64.2% 성장하며 프리미엄 와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은 일본·홍콩·중국 등 오린 스위프트의 아시아 수출 국가 중 가장 판매량이 많았는데 전체 수출량 중 한국 비중은 15.7%에 달한다. 실제 오린 스위프트의 레이블은 마치 예술작품을 보는 것 같았다. 병의 패키지는 오린 스위프트가 가진 정체성을 극대화하는, 차별화 한 느낌을 줬다. 95% 이상의 샤도네이에 매년 인기 있는 품종을 추가하는 화이트 와인 ‘마네킹(Mannequin)’의 레이블은 여러 마네킹의 상반신을 모아놓은 사진이었다. 3년 전 생산된 마네킹의 2020년 빈티지는 97%의 샤도네이에 산도가 높고 신선함이 특징인 소비뇽 블랑이 함께 블렌딩돼 있었다.

한국에 유통되는 오린 스위프트 와인 중 최고가(45만원)인 ‘머큐리 헤드(Mercury Head)’의 경우 10센트 동전이 병에 박혀 있다. 리버트 다임(liberty dime)이라고 불리는 이 10센트 동전의 별명이 머큐리 헤드다. 동전 수집이 취미인 와인 메이커의 취향이 반영된 와인으로, 1945년 단종된 10센트 동전을 직접 구해 만든다고 한다. 오린 스위프트 와인의 특징은 캘리포니아의 여러 포도원에서 생산되는 포도로 블렌딩해 느낄 수 있는 맛의 다양성이다. 비쥬 디렉터는 “과실의 맛이 강하고 쥬이시하다는 특징이 있다”며 “와인을 숙성하면서 나오는 오크향을 블렌딩을 통해 줄인 게 특징”이라고 했다.

비쥬 디렉터가 한국을 찾은 이유는 미국 럭셔리 와인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다. 해외에서 한국은 스위스·영국과 함께 매력적인 판매처이기 때문이다. 한국 주류시장 통계포털에 따르면 와인 수입액은 2013년 1억1652만달러에서 지난해 5억6554만달러로 10년간 4.85배로 늘었다.

다만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위스키·하이볼 열풍이 불면서 지난해 와인의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상태다. 2021년의 경우 전년 대비 69.6% 늘었던 와인 수입액은 지난해에는 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신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2억6684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에 비해 약 52%나 증가했다.

비쥬 디렉터는 “럭셔리 와인의 주소비자는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섬세하고 깊은 맛의 와인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위스키는 식사용으로 언급되지는 않기 때문에 다른 개념이라고 본다”고 했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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