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TV
요즘 예능, 익숙함에 새로움 한 스푼
엔터테인먼트| 2023-06-01 11:39
유해진(왼쪽)과 진선규 등이 각별한 케미를 선보이고 있는 tvN ‘텐트 밖은 유럽’ 노르웨이 편의 한 장면 [tvN 제공]

새로움이냐, 익숙함이냐. 이 두가지 사이에서 고민하는 게 예능의 현주소인데, 요즘은 전반적으로 후자에 방점이 찍혀있는 듯하다. 해외로 나가는 리얼 예능은 많지만 성적이 괜찮은 예능은 익숙하면서도 새로움을 한 스푼 얹은 예능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2023년 1분기 방송사의 주요 신규IP 성과(닐슨, 2049 타깃 기준)를 보면, tvN ‘장사천재 백사장’ 시청률은 2.300%, ‘텐트 밖은 유럽-스페인’은 1.765%, ‘아주 사적인 동남아’는 1.395%로 선전하고 있다. 1%에 못미치는 0%대 시청률에 그치는 리얼 예능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성적이다.

외국에서 음식 장사를 하는 것은 이제 새로운 소재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장사천재 백사장’의 초기 모로코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백종원의 대처방안과 나폴리 세 지역 상권 분석, 매출 올리는 전략, 쏟아진 컴플레인 방지책으로 골키퍼로 주방을 책임진 백종원이 모든 상황을 볼 수 있는 중원으로 가 완급조절을 완벽하게 이뤄내는 모습 등은 완전히 새롭다고 할 수 있다.

1.65~2.1%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부산촌놈 in 시드니’도 새로움이 나온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세세한 실상과 묘미를 제대로 전하고 있다.

청소업체에 취업한 이시언은 파리알도 치워야 하는 등 청소가 얼마나 고된 일인지를 깨닫는다. 리타농장에서 일하는 안보현과 곽준빈은 야외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힘든 노동 현장이었다. 그런 가운데에도 안보현은 에이스다운 능력을 보여줬으며, 홍콩계 호주인 사장 리타의 꼼꼼한 업무 지시로 힘들어하던 곽준빈도 어느새 적응했다.

온종일 실내인 카페에서 일하는 허성태가 쉬운 것도 아니다. 롱블랙(아메리카노), 숏블랙(에스프레소), 플랫 화이트(거품 없는 라떼) 정도의 용어만 외어서는 안된다. 락토즈 프리(유당 제거), 익스트랙트 핫(엄청 뜨겁게), 저칼로리 인공감미료 등 워낙 세세하게 주문하는 이들을 만족시키려면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tvN ‘아주 사적인 동남아’는 19년전 출연했던 영화 ‘알포인트’ 촬영지 캄보디아를 다시 가보고 싶다는 이선균의 사적인 바람으로 시작됐지만, 이선균-장항준-김도현-김남희가 각자의 사적인 취향을 존중하며 여행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고 보는 자체가 힐링이 됐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함께 한 시간이 가치가 있었고, 더욱 특별했다.

tvN ‘텐트 밖은 유럽’ 스페인편과 노르웨이편은 출연자들의 각별한 케미가 한몫하는 예능이다. 조진웅-최원영-박명훈-권율(스페인편), 유해진-진선규-박지환-윤균상(노르웨이편)은 웅장한 대자연속에서 캠핑을 하며 좌충우돌하는 것만으로도 그들만의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다.

기안84, 이시언, 빠니보틀의 무계획 현지 밀착 남미 여행기를 다룬 여행 예능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는 ‘낭만파’‘ 기안84와 ’현실파‘ 이시언의 대조적인 모습이 흥미를 자아냈다. 최고 시청률 5.2%를 달성하고 곧 인도편을 선보인다.

JTBC ‘글로벌 퇴슐랭, 퇴근 후 한끼’는 파일럿 단계에서 그리 높은 시청률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퇴근하는 사람들이 하루의 피로를 풀기위한 음식과 맛집이라는 콘셉트는 살릴 필요가 있다. 오사카와 후쿠오카 편은 충분히 재미있었다.

문화부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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