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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훔쳐보더니 아쉬웠나” ‘도둑 시청’ 막히자 결국 지갑 열었다
뉴스종합| 2023-06-07 18:51
불법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에 올라왔던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공짜로 훔쳐보더니…울며 겨자 먹기로 지갑 열었다.”

불법 무료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영업을 종료한 지 약 2개월 만에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월 이용자가 100만 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공짜로 콘텐츠를 시청하던 이용자들이 이른바 ‘도둑 시청’이 막히자 지갑을 열고 정식으로 서비스를 구독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7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쿠팡플레이·웨이브·왓챠 등 국내 OTT 4개사의 지난 5월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1410만427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1308만5615명에서 101만8655명 늘어난 수치다.

국내 OTT 별로는 티빙은 54만8127명 증가한 514만7273명, 쿠팡플레이는 21만9954명 늘어난 431만4098명, 웨이브는 21만9262명 증가한 391만9076명을 기록했다. 이는 모바일 시청자만 분석한 숫자로, TV 플랫폼까지 합치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누누티비의 주요 피해 콘텐츠로 꼽히는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환승연애’ [디글 공식 유튜브 채널]

업계에서는 누누티비의 서비스 종료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2021년 6월 개설된 누누티비는 도미니카공화국, 파라과이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국내외 유료 OTT와 지상파·종합편성채널 등에서 방송하는 신작을 불법으로 사이트에 공유했다.

이에 국내 미디어 업계로 구성된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가 지난 3월 누누티비를 형사고발했다. OTT에서 독점으로 공개했던 ‘더 글로리’(넷플릭스), ‘환승연애’(티빙) 등이 주요 피해 콘텐츠로 꼽힌다. 이후 정부가 유관 기관 합동 수사에 이어 국제공조까지 수사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지난 4월 14일 서비스를 종료했다.

티빙 관계자는 “누누티비가 서비스를 종료한 이후 내부적으로 일 단위와 월 단위 가입자 수 추이를 집계해 보니 영향이 있었다”며 “국내 OTT로 유입되는 이용자 수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오리지널 작품 공개와 독점 콘텐츠 인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2분기에는 가입자 수가 회복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누누티비가 지난 4월 14일 게시한 서비스 종료 공지.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한국영화영상저작권협회에 따르면 누누티비의 불법 스트리밍으로 인한 저작권 피해 규모는 4조9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온라인동영상(VOD) 단가를 기준으로 추산한 것이어서 부가 판권, 해외 유통 수익까지 고려하면 실제 피해는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한때 누누티비의 월간 이용자 수는 1000만 명, 콘텐츠 조회수는 18억건을 기록했다.

반면 세계적인 OTT 업체들의 이용자 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의 지난달 MAU는 1153만3000명으로 지난 3월 대비 7.3%(91만4213명) 감소했다. 인기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를 선보인 이후 화제성 있는 콘텐츠를 배출하지 못하면서 이용자가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디즈니플러스의 MAU도 13%(26만9660명) 줄어든 179만7157명을 기록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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