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스크바 타임스 “수로비킨, 프리고진 편에 서”
러 군사 블로거 “반란 대응 미적댄 지휘관들 숙청”
프리고진, 반란 계획 사전 유출에 계획 앞당겨 거병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군 통합부사령관 [로이터]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을 사전에 인지한 것으로 알려진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군 통합부사령관(대장)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 계획에 동조하거나 묵인한 군 장성에 대한 숙청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모스크바타임스는 복수의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수로비킨 대장이 프리고진의 반란 관련으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수로비킨 대장은 반란 기간 프리고진의 편을 택했다”며 “수로비킨의 행방에 대해서는 내부 채널 간에도 함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유명 친러 군사 블로거 블라디미르 로마토프는 수로비킨 대장이 바그나 반란이 일단락된 다음날인 25일 구금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로비킨 대장이 현재 모스크바 근교의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뉴욕타임스(NYT)는 현지 관리를 인용해 수로비킨 대장이 바그너 반란 계획을 사전에 인지했으며 미 정보 당국은 군 수뇌부인 그가 반란 과정에서 프리고진을 도왔는지 확인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는 반란이 있었던 24일 바그너 용병을 회유하는 동영상 메시지에 등장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독립 라디오 방송 ‘모스크바의 메아리’전 편집장 알렉세이 베네딕토프는 그가 3일째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으며 그의 경호원들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텔레그램에 올린 바 있다.
이와 같은 보도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은 “이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추측과 가십 등이 있을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군대, 국민 모두가 대통령 옆에 있었다”며 군 수뇌부의 동요를 부인했다. 그러나 수로비킨 대장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신뢰를 공식화하진 않아서 많은 추측을 낳았다.
러시아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수로비킨 대장은 무자비한 전술 운영으로 인류 최후의 전쟁을 일컫는 ‘아마겟돈’ 장군으로 불린다.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전 통합 사령관을 맡았던 그는 올해 1월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에 밀려 통합 부사령관으로 강등됐다.
시리아 내전 당시 프리고진과 함께 일한 그는 프리고진이 지지한 유일한 군 고위인사다.
전 국방부 관료 출신인 블로거 미하일 즈빈추크는 바그너 그룹의 반란 이후 러시아 군대 내에서 대규모 숙청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반란을 진압하는 데 있어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인 지휘관이 숙청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방 관료들을 인용해 러시아 정보기관이 러시아 군 지도부를 장악하려는 프리고진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우크라이나 접경 남부 지역을 방문하는 동안 체포하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연방보안국(FSB)가 실행 이틀 전에 이 계획을 인지했으며 프리고진은 어쩔 수 없이 즉석에서 새로운 계획을 세워 반란을 일으켰다고 보도 했다. 빅토르 졸로토프 러시아 방위군 사령관도 당국이 프리고진의 계획을 사전에 인지했다고 국영언론에 밝혔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