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일본 Z세대는 신용카드도, 대출도 안써…무절제 지출 경계심 최고조
뉴스종합| 2023-08-29 14:05
[와우패스 공식홈페이지]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일본인들이 이웃나라 한국을 여행하면서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와우 패스(WOWPASS)를 발급 받는 일이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에서 사용되는 외국인용 선불카드인 와우패스의 이용자 중 40%가 일본인 관광객이라고 전했다.

이 카드를 발급받는데는 여권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다. 일본 엔화 등 외국 통화를 입금하면 원화로 환전되며, 가게 등에서 무리없이 쓰일 수 있다.

나가오 토모카(22)도는 “쉽게 스마트폰으로 잔액을 확인할 수 있고, 넣은 돈 이상으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것보다 안심된다”고 언급했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다가 겪을 수 있는 스키밍(카드 정보를 훔치는 것)이나 분실의 위험을 애초에 차단하는 셈이다. 와우패스는 분실할 경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이용 정지하고 다른 카드로 잔액을 넘기면 그만이다.

‘넣은 돈 이상으로 쓰지 못해 안심됐다’는 반응은 곧 일본 Z세대의 신용카드 기피 현상과 맞물린다. 2022년 3월 기준 일본 국내에서 발행된 신용카드는 3억100만장으로 전년 대비 성장률이 1.9%에 그쳤다.

Z세대를 대상으로 진행된 SMBC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타인에게 돈을 빌려 주겠다’에 37.2%, ‘타인에게 돈을 빌리겠다’에 25.5%가 응답했다. 돈을 빌려주는 것보다도 빌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앱에 와리카(Walica)가 있다. 여러 사람이 여행이나 술자리 등에서 계산할 때 유용한데, 발생한 금액의 ‘n분의 1’을 계산해 깔끔한 정산을 돕는다.

시노하라 마호(23)는 와리카를 일상 사용한다. 그는 “돈을 대등하게 지불함으로써 상대와의 긴 관계를 원한다”고 밝혔다.

타인에게 빚지는 것을 싫어하는 만큼 은행 대출도 거부한다. 대출로 수익을 얻는 일본 은행 및 증권회사는 Z세대의 금융 행태에 위기감을 절감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think@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