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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4억 받는데, 우리는 1억” 뿔난 소아과 의사들, 이 책에 열광한다?
뉴스종합| 2023-09-16 15:5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매출 단위가 달라지더라고요.”

20년 넘는 시간 동안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해왔다는 A의사는 왜 이제야 진료 과목을 바꿨나 싶다. 큰 기대 없이 타과 진료를 시작했으나, 결과는 매출 급증으로 이어졌다.

‘약 1억원’에 불과한 소아과 의사들의 연봉은 타 진료과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 최근 소아과의사회가 개최한 학술대회에서는 ‘보톡스 임상적 사용’이라는 책이 인기를 끌었는데, 소아과 의사들의 미용·성형외과에 대한 관심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 사이트 캡쳐]

의료계에 따르면 소아과의사회는 지난 10일 ‘소아청소년과 탈출(No kids zone)’을 위한 제2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여기서 소아과의사회는 보톡스 임상적 사용이라는 책 약 500권을 회원들에게 나눠줬다. 해당 도서는 피부과, 성형외과 등 의사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미용·성형의 바이블격인 책으로 알려져 있다.

더 이상 소아과 진료를 보지 않으려는 의사들의 특정 진료과목 선호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인 셈이다. 학술대회에 미처 참여하지 못 한 의사 중에서는 소아과의사회에 책을 구해줄 것을 요청한 사례도 있었다.

이 뿐만 아니다. 소아과의사회 학술대회는 총 8강좌로 이뤄졌는데, 이중에 소아과 관련한 내용은 ‘그동안 많이 바뀐 예방접종 update’ 1강좌에 불과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학술대회. [임현택 회장 SNS 캡쳐]

나아가 소아과의사회는 향후에 미용·성형 관련 실습교육도 추진할 계획이다.

임현택 소아과의사회 회장은 “학술대회에 참가한 소아과 의사들만 500명을 넘었다”며 “이들에게 모두 책을 배포했고, 조만간에는 소규모 단위로 미용·성형 등 실습 위주 교육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의사들이 소아과를 기피하는 여러 원인 중 하나로 ‘연봉’이 꼽힌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의원급 의사 연봉은 소아과가 약 1억875만원으로 가장 낮다.

반면, 인기과로 꼽히는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의 경우 피부과 약 3억263만원, 안과 약 4억5800만원, 성형외과 약 2억3210만원이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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