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푸드·풀무원·동원F&B, 식물성 캔햄 출시
시장 커져…외형·맛 등 가공육과 큰 차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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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캔햄과 일반 캔햄으로 각각 만든 산적꼬치. 맨 오른쪽 것만 일반 캔햄으로 만들어졌다. 이처럼 섞여 있으면 구분하기 쉽지 않다. 전새날 기자 |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위 사진에는 ‘진짜’ 고기가 함유된 햄과 100% 식물성 재료로 구성된 햄으로 만든 산적꼬치가 섞여 있다. 이 중 어떤 산적꼬치에 진짜 돼지고기로 만든 햄이 들어있을까. 대체육 시장이 점점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식품 기업이 대체육으로 만든 식물성 캔햄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제품의 수준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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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기업별 대체육 캔햄 비교 [헤럴드 DB] |
28일 헤럴드경제는 추석을 맞아 최근 출시된 식물성 캔햄 3종으로 대표 상차림 음식인 산적꼬치를 만들어 비교해봤다. 산적꼬치 재료로는 단무지, 달걀, 대파, 부침가루, 새송이버섯, 파프리카 그리고 ‘햄’을 준비했다. 햄은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캔햄 3종과 돼지고기가 함유된 가공육 캔햄 1종으로 구분해 만들었다.
사용한 식물성 캔햄 제품은 ▷신세계푸드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캔’ ▷풀무원 ‘지구식단 LIKE(라이크) 런천미트’ ▷동원F&B ‘마이플랜트 오리지널’(출시일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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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햄 비교. 왼쪽부터 식물성 캔햄인 동원 F&B의 마이플랜트 오리지널, 풀무원의 식물성 지구식단 LIKE(라이크) 런천미트, 신세계푸드의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캔. 맨 오른쪽은 돼지고기가 함유된 CJ제일제당의 스팸 클래식 모습이다. 전새날 기자 |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7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통해 식물성 캔햄을 처음 선보였다. 제품은 대두단백, 식이섬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들었고, 햄, 베이컨 등 가공육 보존제로 쓰이는 아질산나트륨은 사용하지 않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로부터 약 5개월 뒤인 지난해 12월 풀무원도 지속가능전문브랜드 지구식단을 통해 식물성 대체육 제품을 출시했다. 제품은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조직단백(TVP, Textured Vegetable Protein)’을 가공해 햄의 감칠맛과 탄력을 구현했다.
올해 8월에는 동원 F&B도 식물성 브랜드 마이 플랜트를 통해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신제품을 내놓으며 식물성 캔햄 시장에 진출했다. 짠맛은 유지하면서 나트륨 함량을 줄일 수 있도록 2018년 독자 개발한 원료인 ‘디솔트’ 기술력을 적용해 캔햄 본연의 맛을 구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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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햄을 썰어 비교해 봤다. 왼쪽부터 식물성 캔햄인 동원 F&B의 마이플랜트 오리지널, 풀무원의 식물성 지구식단 LIKE(라이크) 런천미트, 신세계푸드의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캔. 맨 오른쪽은 돼지고기가 함유된 CJ제일제당의 스팸 클래식 모습이다. 전새날 기자 |
제품 뚜껑을 뜯자 식물성 햄은 젤라틴 제형의 기름이 햄 주위에 붙어있었다. 일부 제품에서는 햄 특유의 짭조름한 향이 나기도 했다. 반면 일반 햄 주변에는 미끌거리는 기름이 둘러싸고 있었다.
햄을 잘라 손질해보니 빛깔부터 질감까지 제품 간 차이가 뚜렷하게 보였다. 연분홍 빛깔의 평평한 표면인 일반 햄 제품과는 달리, 식물성 캔햄은 표면이 고르지 않고 빛깔도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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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질을 마친 산적꼬치 재료 전새날 기자 |
손질을 마친 재료를 꼬치에 꼽는 작업은 수월하게 끝났다. 대체육이 캔햄으로도 출시되면서, 대체식품을 활용한 음식을 만드는 방법도 더욱 간편해졌다. ‘비건식 산적꼬치’ 요리법은 일반 캔햄을 활용했을 때와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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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캔햄으로 만든 산적꼬치들. 왼쪽부터 각각 동원 F&B의 마이플랜트 오리지널, 풀무원의 식물성 지구식단 LIKE(라이크) 런천미트, 신세계푸드의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캔을 사용했다. 전새날 기자 |
다만 식물성 캔햄은 일반 캔햄보다 제형이 단단하지 않아 꼬치에 끼우면 햄이 반절로 쪼개지는 경우가 있었다. 부침가루와 달걀물을 입히는 과정에서 꽂아둔 햄이 분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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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물을 입힌 산적꼬치를 조리하고 있다. 전새날 기자 |
햄이 구워지는 시간도 일반 캔햄과 식물성 캔햄 간 차이가 없었다. 중불에서 2분 가량 앞뒤로 뒤집어 완성하니 대체육으로 만든 산적꼬치도 금세 완성할 수 있었다.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23/09/27/20230927000720_0.jpg)
다시 서두로 돌아가면, 첫 번째 사진에서 가장 오른쪽에 있는 산적꼬치가 ‘진짜’ 고기로 만들어졌다. 다른 산적꼬치는 전부 식물성 캔햄을 사용해 만들었다. 정답을 알고 봐도 외관상 큰 차이는 없다.
대체육의 맛 역시 가공육의 맛을 90% 이상 따라잡았다. 특히 캔햄이 산적꼬치와 같은 요리 메뉴로 재탄생하자 대체육 특유의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콩고기 등 초기 대체육 시장이 형성됐을 때와 비교해보면 식물성 캔햄은 맛, 향, 식감 등에서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 올라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식물성 캔햄은 열량과 가격도 기존 캔햄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이었다. 같은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인 식물성 캔햄은 가격대가 3000~5000원대에서 형성된 반면, 일반 캔햄은 5000원 초반대에 판매되고 있었다. 열량의 경우 식물성 캔햄은 100g 기준 175~270㎉였지만, 일반 캔햄은 340㎉로 최대 약 2배 가까이 더 높았다.
실제로 대체육시장의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대체육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227억 원(약 1740만 달러)에서 2025년 295억 원(약 2260만 달러)으로 연평균 5.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23/09/06/20230906000959_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