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천박사' 악귀로 변신한 허준호 "액션 걱정 많았다…연기 비결? 대본 다독"
라이프| 2023-09-29 16:48
[CJ ENM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처음에 대본을 '우와' 하면서 봤어요. 이야기의 속도감이 굉장히 빠르더라고요. 그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배우 허준호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이같이 밝혔다.

지난 27일 개봉한 '천박사'는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천박사(강동원 분)가 자신과 연관된 퇴마 의뢰를 받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후렛샤 작가의 웹툰 ‘빙의’를 영화화한 작품이자 영화 ‘기생충’, ‘헤어질 결심’ 등 굵직한 작품에서 조감독으로 활동했던 김성식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예매율 1위를 기록하더니 개봉 이틀 만에 4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CJ ENM 제공]

허준호는 사람의 몸에 자유롭게 빙의하는 범천으로 분했다. 범천은 큰 무당이었던 천박사의 할아버지를 죽인 원수이자 유경(이솜 분)의 눈을 탐내는 악귀다. 천박사와 대립각을 세우며 영화의 갈등 구도를 이끌어가는 인물이다. 허준호는 영화에서 강동원을 상대로 화려한 액션을 소화하며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한다. 그러나 정작 그는 액션 때문에 출연을 고민했다고 한다.

"액션을 해낼 수 있을까 걱정했어요. 제가 제 체력을 알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액션 하나 하나 다 계산해서 찍어주더라고요. 요즘 같은 촬영 기법이면 액션을 더 찍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더 좋은 액션을 할 수 있겠다는 욕심이 생길 정도에요."

1986년 영화 '청 블루 스케치'로 데뷔한 허준호는 어느덧 배우 생활만 불혹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는 영화, 드라마, 뮤지컬을 넘나들며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작품을 완성도를 높인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는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로 영화를 장악한다. 그럼에도 그는 '천박사'에서의 그의 기여도는 5~10% 밖에 안된다며 겸손함을 나타났다. 허준호는 그저 대본에 충실하는 것 뿐이라며 했다.

"작품이 끝날 때까지 대본을 읽고 또 읽어요. 최대한 많이 읽어요. 저는 대본에 쓰인 대로만 해요. 쉼표 하나, 줄임표 하나까지도 챙겨요. 그러면 그림이 펼쳐져요. 제 상상력과 감독님의 연출 방향의 교집합을 찾는 거죠."

[CJ ENM 제공]

많은 연기 내공과 연륜이 쌓이면서 달라진 점은 한 가지 있다고 했다. 작업 현장을 한 걸음 떨어져서 지켜볼 수 있게 됐다는 것.

"한 걸음 물러나서 지켜보는 여유가 생겼어요. 제가 뭘 주도하기보다, 다른 배우들과 스탭 분들에게 맡기고 저는 옆에서 도움을 줘야겠다는 맘이 생기더라고요. 나이 들어서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다만 작품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예나 지금이나 언제나 똑같다고 했다.

"드라마의 시청률이 높거나 영화의 예매율이 1등 하면 기분이 제일 좋죠. 결과물을 두고 박수 받을 때 보람을 느껴요. 그러면 그 결과물을 위해 사람들과 같이 자유롭게 작업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죠."

연기자로서 추구하는 마음가짐도 한결 같다. 화려하기 보단 기본에 충실한, 누구나 생각하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은 그런 마음가짐이다.

"그냥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 하는 게 목적이에요. 사람들의 취향이 다 다르잖아요.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연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죠."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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