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내신·수능·논술 다 잡아야”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
뉴스종합| 2023-10-11 11:46

교육부가 10일 발표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에 따르면 2028년부터 모든 학생이 같은 과목으로 수능을 보게 된다. 국어 2개, 수학 3개, 사회·과학탐구 17개를 선택하는 기존 방식은 사라진다.

입시업계와 교육전문가들은 “선택과목에 대한 유불리는 해소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수능 변별력 확보, 내신·수능·대학별 고사 준비로 인한 입시 부담 가중 등 몇 가지 과제를 지적했다.

양정호 성균과대 교육학과 교수는 “현재 수능은 국어와 수학에 따른 선택 과목의 유불리가 확실히 증명이 됐다. 과목에 따라 적게는 2점, 많게는 5~6점 이렇게 차이가 나는데, 이 점수는 학생 입장에서는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바뀌는 수준”이라며 “선택과목에 따른 불필요한 혼란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수능 중요도가 크게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사회탐구, 과학탐구를 다 보면서 문·이과가 완전히 통합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는데 내신 부담까지 완화되면서 수능의 중요도가 높아질 것”며 “서울대 등에서 미적분II+기하 등 심화 수학과목 별도로 시험을 볼 경우 실질적 문·이과 통합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학별 고사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수능 문이과 융합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대학에 자율성을 더 부여한다는 기조는 대학 입시가 더 복잡해진다는 뜻이다. 특목고·외고·자사고 등 학생들에게 더 유리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대는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고 교육부 개편안에 대해 “그동안 수능에 대해 제기해온 여러 우려점을 해결하는 시초를 닦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천명선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가장 중요한 건 교육부가 대학의 자율성을 강조했다는 점”이라며 “이 자율성을 활용해 교과과정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변경해나가는 시간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안에는 고등학교 내신을 상대평가로 유지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교육부는 상위 4%만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현행 내신 평가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판단, 전 과목 5등급 상대평가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등급은 기존 4%에서 2025학년도부터 10%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5등급 상대평가로 바뀌면서 내신 경쟁이 완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경쟁은 어느 정도 완화되고 다양한 형태의 학습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며 “고교학점제는 본인 취향에 맞게 설계하는데, 학생들이 점수를 따기 쉬운 과목보다는 원하는 과목을 편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최상위권 학생 간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김 실장은 “소위 상위 인서울을 노리는 학생들은 무조건 내신 1등급을 받아야 하고, 2등급이 하나씩 섞여 있으면 상황이 많이 안 좋아질 것”이라며 “또한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에 정성평가를 반영되는 대학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학교 생활에 충실히 참여하면서 학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 역시 “내신 등급 중요도가 떨어지면 남아있는 것은 정성평가다”며 “정성평가적인 요소를 대학에서 반영하려면 사실은 각 교과목 선생님들의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에 기재되는 내용이 제일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내신·수능·대학별고사 3박자를 다 맞춰야 하는 어려움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임 대표는 “내신 상대평가를 유지하기 때문에 내신 1등급을 받고, 상황에 따라서는 대학별 고사를 준비해야 한다”며 “시험이 됐든, 면접이 됐든, 어떤 서류 심사가 됐든 대학별 요구사항을 맞추면서 수능을 봐야 하는 부담이 늘었다”고 말했다.

반대로 사교육이 줄어들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참여한 이승민 동북고 교사는 “사교육 시장이 줄어들거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1등급 인원이 10%로 늘어서 학생들 학업 부담도 줄어들기 때문”이라며 “등급에 따른 표준편차 또한 제공하지 않는 걸로 아는데, 표준편차를 제공 안하면 1등인지 10등인지 대학에선 알 수 없고, 똑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빛나·정목희 기자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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