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RE100보다 더 센 CA100+” 글로벌 큰 손들 탄소중립 요구에 한국 기업 대응은?
뉴스종합| 2023-11-08 10:14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의 캘리포니아주 본사 앞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글로벌 ‘큰 손’들의 탄소중립 요구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 역시 해외 투자 유치 등을 위해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탄소중립 로드맵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서울 여의도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아시아 투자자그룹’(AIGCC)와 공동으로 ‘투자자 기후변화 스튜어드십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투자자 기후변화 스튜어드십은 연기금·자산운용사 등 투자자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 있는 활동을 말한다. 이번 세미나는 탄소중립 관련 글로벌 투자자 동향을 점검하고 투자자 단체와 국내 기업과의 소통을 통해 기업의 탄소중립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CA100+(Climate Action·기후 행동 100+) 이니셔티브다. CA100+는 글로벌 투자기관들 간의 국제협약으로, 글로벌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에 대해 기후 변화 관련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RE100(2050년까지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의 경우 글로벌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캠페인으로, CA100+와는 참여 주체가 다르다. 직접 투자 등의 측면에서 RE100보다 CA100+의 강제성이 더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CA100+에는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CalPERS)를 비롯해 슈로더, 블랙록 등 700여개의 글로벌 투자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AIGCC는 CA100+에서 아시아 지역 사무국 역할을 맡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밸러리 권 AIGCC 이사는 CA100+의 지난 5년간 성과와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활동에 대한 최근 동향, 기후변화 관련 투자자의 요구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권 이사는 “지난 5년 동안 170개 글로벌 기업들이 파리협정에 맞춰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하도록 노력했다”며 “앞으로는 기업들이 기후변화 관련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넷제로 목표를 실제로 이행할 수 있도록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AIGCC 레베카 미쿨라-라이트 대표와 캘퍼스의 댄 비엔베뉴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를 비롯해 피델리티, 유비에스(UBS) 자산운용, 미쓰이스미토모 신탁운용사 등 주요 글로벌 투자자들이 참석했다.

비엔베뉴 캘퍼스 CIO는 개회사에서 “자산운용의 주요 성과는 리스크를 측정할 수 있는 능력에 좌우된다”며 “모든 자산군에서 기후변화는 가장 큰 리스크로 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성 향상 등 기후솔루션 관련 투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쿨라-라이트 AIGCC 대표는 “아시아의 대표 투자기관들은 기후 스튜어드십을 중요한 수탁의무로 받아들이는 추세”라며 “이미 대부분의 시장에서 투자기관들이 기후솔루션 투자에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화석연료 기반의 제조업 중심, 수출 중심의 한국의 경제구조에서 탄소중립은 쉽지 않은 문제로 기업의 저탄소 생산구조 전환과 함께 무탄소 전력과 에너지를 전환해야 하는 도전적 과제”라며 “이러한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반드시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관계자는 “앞으로 우리기업들이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받으려면 체계적인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해 이행해야 할 것”이라며 “대한상의는 국내 산업계의 탄소중립 이행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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