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60세 여성도 총들고 전장으로…‘병력 부족’ 우크라, 절박한 해법
뉴스종합| 2023-11-09 14:46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소총을 든 중년 여성이 민방위 사격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러시아와 장기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병력 부족에 시달리면서 더 많은 여성을 동원하기 위한 '고육책'을 내놓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여성의 입대 연령과 보직 등에 대한 여러 제한들을 철폐해 왔다.

여성도 전차병, 기관총 사수, 저격수, 트럭 운전사 등을 맡을 수 있게 했고, 여성의 입대 연령 상한선도 기존 40세에서 남성과 동일하게 60세로 높였다. 또 여성이 의무 징집 대상은 아니지만, 의료 훈련을 받은 여성은 징병 대상자로 등록하도록 하는 법률도 지난달 시행됐다.

러시아와의 전면전 초기에는 여성들이 준군사조직원으로서 전투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정규군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군 복무 중인 여성은 러시아의 침공 전인 2021년에 비해 약 40% 증가한 4만3000명에 이른다. 이들 중 일부는 남동부 전선에서 실제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설명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79세 여성이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가 지원하는 민방위 군사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AP]

우크라의나의 이 같은 결정은 전쟁이 20개월 넘게 이어진 데다 최근 치열한 참호전으로 병력 손실이 극심해진 데 따른 절박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인구는 약 3700만 명으로 1억4000만 명이 넘는 러시아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미 우크라이나 남성들은 지난 8월부터 무증상 결핵,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간염을 앓고 있어도 징병 대상자로 분류됐다.

여성의 군 복무가 확대됨에 따라 여성을 위한 군사 훈련을 제공하는 자원봉사 단체도 활성화됐다.

여성에 대한 훈련을 지원하는 비정부기구 '우크라이나 발키리야'의 창립자 댜르야 트레부크는 "여성은 여성성을 유지하면서도 남성과 동등하게 싸울 수 있다"며 "전사의 성별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여성 드론 조종사를 양성하는 '필로테시 그룹'의 창립자 발레리 보로비크는 한 패션쇼 주최자가 여성 드론 조종사 모집을 도왔으며, 첫 번째 수료생 중에는 모델과 배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 중 3분의 1이 실제 군에 입대했다고 덧붙였다.

betterj@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