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22km 거리 17분 만에 주파했죠”…60세 만학도 태워 수능 시험장 도착한 사연[붙잡을 결심]
뉴스종합| 2023-11-17 09:30
편집자주

“한국에서는…도망쳤다고 추적하기를 중단합니까?” 범죄부터 체포까지, 대한민국 경찰들의 끝나지 않는 ‘붙잡을 결심’을 소개합니다.

고산파출소 경찰차를 타고 도착한 60세 만학도를 완주경찰서에서 인계받는 모습. [전북경찰청 제공]

“일반인과 함께 경찰차를 타고 시속 150㎞를 밟아본 건 처음이었어요. 1분 1초가 중요하니까 22㎞를 17분 만에 주파했죠”

수능날이었던 지난 16일 오전 7시 31분. 김병철(47) 완주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위에게 전북경찰청 112 상황실에서 다급한 무전이 하나 떨어졌다.

“늦깎이 수험생인데 고산에서 전주가는 버스를 놓쳤어요. 시간이 너무 촉박한데 도와주세요.”신고자는 만학도 A씨(60). 전북 완주군 산골인 화산면에 사는 A씨는 읍내 고산터미널에 도착했지만 오전 7시 22분 전주로 출발하는 버스를 간발의 차이로 놓쳐 112에 황급히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은 고산파출소는 고산 터미널에서 전북 봉동 용진 화이트 삼거리까지 10분 만에 A 씨를 먼저 후송했다. 김 경위는 7시 42분 경 인계 장소에서 A씨를 기다렸다. 빠른 수송을 위해 경찰차 뒷문까지 열어놓은 상태였다.

A 씨의 고사장인 전북 전주시 전동 전주성심여고까지는 22㎞가 남아있었다. 평소에는 45분 정도 걸리는 거리. 이대로 가다 간 자칫 고사장 입실이 불가할 수도 있었다. 김 경위는 A 씨를 태우고 입실 마감 11분 전, 신고 접수 이후 28분 만이었던 8시께 고사장에 도착했다.

60세 만학도를 급박하게 수송하는 모습. [전북경찰청 제공]

1분 1초가 급박한 상황. 김 경위는 결심을 내렸다. 김 경위는 “고속도로를 타야 했는데 차가 많이 막혀 고사장에 간당간당하게 도착할 것 같았다”며 “사이렌을 울리고 수신호도 보내가면서 고속도로 맨 우측 차로를 타고 시속 150㎞를 밟아 17분 만에 고사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험생 수송의 급박한 상황을 이해했던 차들은 출퇴근 길인데도 불구하고 사이렌 소리에 좌측으로 붙어 길을 터줬다. A 씨는 내리자마자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고 한다.

김 경위는 “작년에도 별 다른 수송 업무가 없어 솔직히 대비를 못한 상황이었고, 신고를 받기 전까지도 ‘무사히 넘어가는 구나’ 싶었는데, 처음 신고를 받고 당황스러웠다”며 심경을 밝혔다. 고사장에 도착했을 때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김 경위는 “처음 수송 업무를 했는데 신호 위반도 해야 하고, 속도도 내야 했기 때문에 긴장을 많이 했다. 수험장에 딱 도착하자마자 긴장이 풀리더라”고 심경을 전했다.

김병철(47) 전북 완주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위. [본인 제공]

“시민의 신고에 빠르게 대응하는 업무를 맡다 보니까 항상 긴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업무 자체가 시민들이 필요할 때 달려가는 거잖아요. 경찰은 항상 어떤 신고가 들어와도 최선을 다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부담 가지지 않고 112에 신고를 해주셨으면 좋겠고, 항상 빠르게 출동해 시민들을 도와드리겠습니다.”

go@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