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바코드’ 가려도 다 털렸다…중고거래에 상품권 올렸다가 ‘날벼락’
뉴스종합| 2023-11-23 07:02
바코드를 가려 중고앱 올라온 상품권 3000만원 어치를 복원한 공시생의 주거지 압수수색 당시 경찰이 확보한 종이 상품권. [서울 광진경찰서]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중고거래 앱에 올라온 모바일 상품권의 가려진 바코드를 복원해 3000만원 어치 백화점 종이상품권으로 교환한 30대 양모 씨가 붙잡혔다. 중고거래를 위해 올린 사진 속 바코드는 완전이 가려지거나 일부가 미세하게 노출됐는데, 양씨는 포토샵 등 기술로 바코드 전체를 복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수법으로 300여명이 3000만원 어치를 털린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중고 거래 앱에 올라온 수천만원 어치 모바일 상품권의 가려진 바코드를 복원해 종이 상품권으로 교환한 혐의(사기 등)로 양모(34)씨를 최근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양씨는 지난해 1월부터 올 5월까지 피해자 약 300명이 판매를 위해 중고 거래 앱에 등록한 모바일 백화점 상품권 3000만원 어치를 서울·경기 일대 백화점에서 종이 상품권으로 무단 교환한 혐의를 받는다.

사진 속 바코드는 완전 가림 처리되거나 일부가 미세하게 노출돼 있었으나 양씨는 포토샵 등 기술적 수단을 이용해 바코드 전체를 복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양씨는 이런 식으로 얻은 종이 상품권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 집에 보관하고 있었다.

경찰은 지난 5월 서울 양천구 양씨의 집에서 3000만원에 달하는 백화점 상품권 685매를 압수했다.

양씨는 경찰 조사에서 "수집벽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장거리를 걸어서 이동하고 CCTV 사각지대에서 마스크를 바꿔 착용하거나 안경을 쓰는 등의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7개월간 CCTV 영상 약 100개를 분석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서울과 경기 지역 다른 경찰서에 접수된 사건들도 넘겨받아 수사를 이어왔다.

또 압수한 종이 상품권의 일련번호를 역추적해 피해자 130명을 확인하고 1300만원 상당을 피해자들에게 돌려줬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바코드가 있는 모바일 상품권 등을 중고 거래할 때 바코드를 가림 처리하거나 거의 노출하지 않더라도 범죄자들이 바코드를 무단 사용할 수 있다"며 "중고 거래할 때 바코드를 아예 게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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