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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의 결단 남았다…與 지도부vs혁신위 갈등, 이번주 분수령 [이런정치]
뉴스종합| 2023-11-27 09:55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중진 불출마 혹은 험지출마’를 둘러싼 국민의힘 지도부와 혁신위원회 간 갈등이 이번주 분수령을 맞이한다. 혁신위는 이번주 내로 김기현 대표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하는 반면, 김 대표는 거취는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고 방어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의 결단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당내 중론이다.

27일 여권에 따르면 혁신위는 오는 30일 회의를 열고 ‘중진 불출마 혹은 험지출마’ 권고안을 요청안으로 정식 의결한다.

혁신위 관계자는 “일종의 압박이다. 이번주 내로 지도부에서 답을 줘야 한다고 본다”며 “김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는 울산이라며 ‘왜 시비냐’고 하는데 김 대표의 생각이 이번주 안에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 25일 울산 남구에서 의정보고회를 개최하며 “내 지역구가 울산이고, 내 고향도 울산이다. 지역구를 가는데 왜 시비인가”라고 했다.

임기 반환점을 돈 혁신위는 내달 초 ‘공천’ 가이드라인을 다시 한 번 다룰 방침이다. 혁신위 의제가 휘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다. 혁신위 관계자는 “지금은 대덕단지나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하지만 결국 ‘공천’ 가이드라인으로 의제를 돌릴 계획”이라며 “혁신위가 던진 의제에 대한 답은 들어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반면 김 대표는 오는 29일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1심 선고일에 맞춰 준비한 것인데 ‘지역구를 지키겠다’는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만약 1심에서 ‘무죄’가 나올 경우 김 대표 입장에서는 정의 구현을 명분으로 지역구를 사수할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송 전 시장 등은 당시 경쟁 후보였던 김 대표에 대한 수사를 청탁하고 자신의 공약이었던 산재모병원 설립 과정에서 청와대 관계자 지원을 받은 혐의로 2020년 1월 불구속 기소됐다.

김 대표 측은 “선고 공판 관련 기자회견”이라며 “선고 결과에 따라 내용은 유동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김 대표가 당 대표직과 지역구 모두 사수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기현 대 인요한’ 신경전은 결국 혁신 주도권 싸움인데, 김 대표가 인 위원장에게 혁신 전권을 맡기면서 스스로 결단 시기를 앞당겼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김 대표가 혁신위 입장을 ‘무시’로 일관하는 것이 되려 자충수가 되어 돌아오고 있다”며 “혁신위에서 제안한 것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식으로 돌린 뒤 12월 말까지 시간을 벌어야 하는데 대립각을 세우면서 혁신위를 자극하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김 대표 본인도 두 가지 타이틀(울산 지역구, 당 대표직)을 모두 지키는 것이 어렵다는 현실은 직시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른 감이 있지만 가장 주목받을 수 있을 때 결단을 내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반면 당 지도부는 등 떠밀려 거취를 결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김 대표가 울산 지역구를 지키려고 하는 한 이번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사실은 모두가 안다”며 “하지만 대표라는 위치가 있는데 곧 없어질 혁신위 손에 이끌려 험지 출마를 발표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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