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여야 지각변동 중심에 한동훈·이낙연…총선 판 흔든다 [이런정치]
뉴스종합| 2023-12-11 09:49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총선 등판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여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내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하며 비명(비이재명)계 구심점 역할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 여야 지도부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가운데 한 장관과 이 전 대표의 행보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권력 재편’에 한 장관과 이 전 대표가 키를 쥐고 있는 형국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에 대한 재의요구안 등을 처리하기 위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손을 잡고 입장하고있다. [연합]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정치적 행보가 늘어난 한 장관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까지 급등하고 있다. 이는 인요한 혁신위원회와 갈등을 보이며 김기현 지도 체제가 흔들리는 상황과 맞물려 한 장관에 대한 여당 내 기대감과 입지를 한층 강화하는 동력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를 물은 결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p 떨어진 19%, 한 장관은 3% 상승한 16%로 나타났다. 오차범위(±3.1%p) 내 접전이다.

한 장관은 지난해 6월 조사에서 4%로 처음 차기 정치지도자 후보군에 등장한 이후 상승세를 지속해 이번 조사에서 16%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 자릿수를 기록한 유일한 여권 대권주자다.

한 장관은 최근 정치 전면에 등장하는 횟수도 늘었다. 대구, 울산, 대전 등 지역을 연이어 방문한 데 이어 지난주에는 장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를 찾았다. 정치권에선 한 장관의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한 장관의 최근 행보는 정치인의 행보로 볼 수밖에 없다”며 “내년 총선에 당연히 나올 것이고 당(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한 장관의 출마를 고려해 전략을 짜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의 행보에 따라 여권 내 권력 지형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스권에 갇힌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보여주듯 총선을 앞두고 여권을 향한 민심이 우호적이지 않다. 이미 한 장관의 행보를 두고 ‘정치 1번지’인 종로나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출마설부터 비상대책위원장이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한 장관이 격전지에 출마해 수도권 선거 전체를 견인하거나, 비례대표에 출마해 전국 선거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에서 ‘청년, 정치리더와 현대사회의 미래 바라보기’를 주제로 특강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지도 체제’를 놓고 계파 갈등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다. 당 주류인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총선 국면에서 이 대표와 함께 이 전 대표가 당의 단일대오를 위해 당내 중책을 맡아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계파 분열은 ‘총선 필패’라는 절박함이 읽히는 대목이다.

반면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전 대표가 반이재명 전선 구축에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이 전 대표의 최근 행보를 보면 비명계의 기대감에 힘이 실린다. 특히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이 연내 탈당을 포함한 거취 결단을 예고했고, 이 전 대표도 연일 신당 창달설을 흘리고 있다. ‘원칙과 상식’을 이끄는 의원 네 명 가운데 한 명인 윤영찬 의원은 대표적인 친낙(친이낙연)계다.

현재 이 전 대표는 보수진영에서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동에도 긍정적이다. 여야의 현 지도 체제에 반발하고 있는 전직 대표들이 신당 창당이라는 교집합을 형성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세력의 분열을 의미하는 이낙연 전 대표의 창당과 여권에 반기를 든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이 손을 잡을 경우 야권의 권력 재편은 불가피하다.

한 민주당 의원은 “(친명계에서)공천 때문에 (비명계가) 반기를 들고 있다는 소리를 하는데 이런 말은 비명계의 문제제기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이 전 대표가 직접 나서고 있는 것이고, 지도부가 바뀌지 않을 경우 비명계 의원들의 탈당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