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영하 20도에 역대급 대기줄” 日 마루타 만행, 낱낱이 전시한 ‘이곳’
뉴스종합| 2024-01-16 13:09
혹한 속 731부대 죄증 진열관 입장 기다리는 행렬. [하얼빈신문망 캡처]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의 '중국 침략 일본군 731부대 죄증(罪證·범죄증거) 진열관'이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 성지로 떠올랐다.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하얼빈의 겨울 혹한에도 불구하고 최근 진열관은 참관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중국중앙TV(CCTV)가 16일 보도했다.

CCTV는 최근 이 진열관을 찾는 방문객이 급증했으며 영하 20도를 밑도는 한파에도 불구하고 입장을 기다리는 행렬이 매일 수 킬로미터에 달한다고 전했다.

하루 입장 제한이 1만2000명인 이곳은 방문객 폭증으로 인해 지난 14일부터 예약제를 시행했다. 대기만 하다 발길을 돌려야 하는 방문객들의 불편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또 문을 닫던 월요일에도 정상 개방하고 금·토요일은 폐관 시간을 종전 오후 5시 30분에서 오후 7시까지로 연장했다.

혹한 속 731부대 죄증 진열관 입장 기다리는 행렬. [하얼빈신문망 캡처]

예약없이 방문하면 차례를 기다려 입장하더라도 731부대의 만행을 고발한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뒤 주요 시설만 제한적으로 관람할 수 있다.

누리꾼들은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혹한 속에서도 아무도 불평하지 않고 수 킬로미터 되는 대기 행렬을 지키고, 새치기하는 사람도 없다"며 "진열관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따뜻한 차 한잔으로 추위를 녹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하얼빈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731부대 죄증 진열관은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았다.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에 나선 것을 계기로 반일 감정이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731부대는 중국을 침략한 일본 관동군이 1930년대 하얼빈에 세워 생체 실험 및 세균 실험을 통해 세균전 무기를 생산한 비밀 생화학 부대다. 중국 측 자료에 따르면 731부대는 무고한 중국인과 조선인, 소련인 등 3천 명 이상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했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뒤 증거를 없애기 위해 이 부대 시설 대부분을 폭파했다. 중국은 2001년 원형을 유지하던 이 부대 본부 건물을 731부대 진열관으로 운영하다 2015년 8월 부대 주둔지였던 동쪽에 새로 진열관을 건립해 재개관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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