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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양현석이 나섰다”…블랙핑크發 주가사태에 200억 자사주 매입 조치 [투자360]
뉴스종합| 2024-01-23 10:26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왼쪽) 총괄 프로듀서와 블랙핑크 [와이지엔터 자료]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가 23일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랙핑크 솔로 활동 재계약 불발 등으로 최근 와이지엔터 주가가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특단의 조치 성격이라는 분석이다.

와이지엔터는 이날 양 프로듀서가 지난 18일부터 자사주 46만여주(평균가 4만3305원)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총 매수 금액은 200억원 규모로 이번 매입으로 양 프로듀서의 지분율은 16.8%에서 19.3%로 올랐다.

와이지엔터는 이에 대해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는 이번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한편, 올해 준비하고 있는 사업과 회사의 성장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소속 아티스트와의 재계약 이슈, 실적 둔화 등으로 와이지엔터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날 양 프로듀서의 자사주 매입 소식이 주가 반등에 호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23일 오전 와이지엔터 주가는 전날에 이어 소폭이나마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22일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고 소속 아티스트 재계약 불발 등으로 올해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6만5000원으로 내렸다. 단숨에 목표를 28% 하향한 것이다.

임수진 연구원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해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32% 하회할 것"이라며 "블랙핑크 재계약 비용 발생, 음반 발매 부재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블랙핑크의 솔로 활동이 (추가 계약에서) 제외되고, 베이비몬스터의 음반 발매 예상 시기가 지연돼 올해 감익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블랙핑크의 단체 재계약은 성공했으나 올해 단체 활동 여부도 아직 예측하기 어려워 올해가 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영업이익은 84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억원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다만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아티스트 제작 능력과 음원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가운데 블랙핑크 팬덤의 낙수효과로 베이비몬스터가 이미 상당한 팬덤 규모를 형성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여 신인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투자 의견은 '매수'로 유지했다.

그는 "이제 베이비몬스터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는지가 관건"이라며 "음반 판매량 수치보다 음원의 흥행 여부가 향후 공연 시기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기에, 음원 성적이 중요한 투자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진영씨와 JYP엔터테인먼트 본사 [연합]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도 최근 자사주 50억원어치를 매입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지난 19∼20일에 걸쳐 50억원을 들여 총 6만2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박 대표의 지분율도 15.22%에서 15.37%로 높아졌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JYP Ent.의 주가 하락 배경이었던 있지(ITZY)의 음반 판매량 저조 현상에 대한 시장 우려가 과도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앨범 판매량의 피크아웃(정점에 이른 뒤 둔화)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피크아웃으로 귀결되려면 1인당 팬덤의 소비가 줄었어야 하는데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앨범 감소가 전체 매출액의 감소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앞서 코로나19 사태 때는 앨범에 국한될 수밖에 없었던 소비력이 지금은 콘서트·굿즈 등 다양한 항목으로 분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JYP Ent.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451억원, 에스엠 270억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 47억원, 하이브 901억원이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는 "대부분 중국 공구 감소 영향으로 앨범이 부진했던 영향"이라고 설명하면서 "그럼에도 하이브는 글로벌 팬덤 증가를 통해 이를 상쇄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컴백 기대를 모았던 걸그룹 '있지'의 앨범 판매량이 부진하다는 점도 엔터주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있지의 정규 2집 초동 판매량이 4일 차 기준 23만 장을 기록했다면서 "전작(초동 82만 장)보다 앨범 판매량이 부진한 상황"이라며 "콘서트로 인한 수요 분산과 팬덤 성장 둔화가 원인"으로 파악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올해 1분기는 앨범보다 모멘텀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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