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 아펠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큰 안경과 화려하고 과감한 색상과 디자인의 의상·액세서리 등으로 인생 황혼기에 '패션 아이콘'이 된 아이리스 아펠이 1일(현지시간) 102세 나이로 별세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등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유명 디자이너이자 뉴욕 사교계의 명사였던 아펠이 플로리다 팜비치 자택에서 숨졌다.

아펠은 80세 넘어 패션계의 유명 인사가 된 화제 인물이었다.

1921년 뉴욕에서 출생한 아펠은 결혼 후 남편과 함께 17~19세기 직물 복제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운영했다. 아펠은 당시 영화배우 그레타 가르보, 화장품 업계의 거물 에스티 로더 등을 고객으로 두는 등 수완을 발휘했다.

아펠은 존 F. 케네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리처드 닉슨, 로널드 레이건 등 역대 미국 대통령 9명의 백악관 인테리어 공사도 도맡았다.

그런 그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2005년 자신이 소장한 의상 82점과 액세서리 300점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열며 패션계 유명 인사로 자리를 잡았다.

이 전시에는 당대 최고의 디자이너로 불린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카를 라거펠트 등도 참석했다.

아펠은 80세가 넘는 나이에 광고·패션잡지 모델로 활약했다. 미국의 바비 인형 제조사인 마텔은 2017년 아펠의 모습을 본뜬 바비도 만들었다.

아펠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300만명이 넘는다. 그는 이 계정에서 스스로를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10대'라고 소개했다.

[아이리스 아펠 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아펠은 100세를 앞둔 나이에 미국의 메이저 모델 에이전시인 IMG와 정식 모델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된 적도 있었다.

당시 IMG에는 케이트 모스, 지젤 번천, 지지 하디드 등 세계적인 모델을 앞세우고 있었다.

아펠은 패션지 WWD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흥분된다. 평생 적절한 에이전트를 가진 적이 없다"며 "내 인생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준비도 돼있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노년의 다른 여성들이 자신의 꿈을 추구하도록 영감을 불어넣고 싶다"며 당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