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2023년, 역대 가장 더웠다”… 세계기상기구(WMO), 이상 기후 경고
뉴스종합| 2024-03-19 22:01
세계기상기구가 발표한 ‘2023년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에는 2023년 2월 남극의 해빙 범위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세계기상기구(WMO) 제공]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세계기상기구(WMO)가 오는 23일 ‘세계 기상의 날’을 기념해 발간한 연례 보고서에서 작년 한 해를 “174년 관측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해”라고 발표했다. 눈에 띄게 지구 기온이 오르자 남극과 북유럽·그린란드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아내렸다고 WMO는 설명했다.

19일 세계기상기구는 ‘2023년 전지구 기후현황 보고서’를 연례 보고서를 펴냈다. A4용지 48페이지 분량의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은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우선, 2023년 지구 평균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 평균 대비 1.45±0.12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174년 관측 역사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지구 표면 온도는 지난 2016년에는 1.29±0.12도를, 2020년에는 1.27±0.13도를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은 전 지구적으로 6월~12월 동안 매달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특히 9월의 경우 이전 9월 기록을 큰 폭(0.46~0.54도)으로 넘어섰다.

이산화탄소 농도도 산업화 이전에 비해 50% 높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세 가지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의 관측 농도는 2022년에 기록적 수준에 도달한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기상기구가 펴낸 연례 보고서에는 해수면 온도와 해양열 데이터가 자세히 수록돼 있다.[세계기상기구(WMO) 제공]

해수면 온도와 해양열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지구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2023년 4월부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7월, 8월, 9월에도 이를 매우 큰 차이로 경신했다. 해양 열용량도 2023년 한 해 동안 최고 수준에 도달했고, 온난화율은 지난 20년 동안 특히 강하게 증가했다.

보고서에는 1990~2020 기후 평년 값 대비 2023년 1~12월의 남극 해빙(Sea-ice) 범위 그래프가 수록돼 있다. 붉은색이 2023년, 어두운 파란색이 1991~2020년의 수치다.[세계기상기구(WMO) 제공]

반면 남극의 해빙(Sea-ice) 범위는 점차 줄어 2023년 2월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같은 해 6월~11월 초까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2023년에 태풍과 폭염, 가뭄 등 극한기상·기후가 전 세계에 미친 영향도 분석했다.

사이클론 ‘다니엘’은 극심한 강우 및 홍수를 일으켜 그리스, 불가리아, 튀르키예에 영향을 미쳤는데, 특히 9월에는 리비아에서 막대한 인명 피해를 발생시켰다.

7월 하반기에는 남부 유럽과 북아프리카에서 극심한 폭염이 발생했다. 이때 이탈리아는 섭씨 48.2도를 기록했고, 튀니지(49.0도), 모로코(50.4도)는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아프리카 북서부, 이베리아 반도 일부, 중앙 및 남서 아시아 일부에서는 장기 가뭄이 지속됐고, 중남미에서는 이 같은 가뭄이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에는 산불 피해도 극심했다. 캐나다는 산불로 피해 입은 면적이 1490만 헥타르로, 평균 대비 7배가 넘었다. 하와이에서 발생한 산불의 경우 100년 동안 미국에서 가장 치명적인 산불로 기록됐는데, 100명 이상의 인명 피해와 56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 밖에 식량 안보 위기에 처한 사람들의 수도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1억4900만 명에서 3억3300만 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세계기상기구는 보고서에서 “탈탄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잠재력 때문에 태양복사, 바람 및 물 순환에 의한 재생에너지 생성이 기후 행동의 최전선으로 급부상했다”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에너지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2023년 재생가능한 에너지 용량은 2022년보다 50% 증가해 510GW에 달했는데, 이 같은 성장은 지난 20년 동안 관측된 기록 중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아울러 세계기상기구는 “2021~2022년 전 세계 기후 관련 금융 흐름은 1조3000억 달러에 이르렀다”면서 “아직 기후 금융 흐름은 전 세계 GDP의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온도 상승 억제를 위해 기후와 관련한 금융 투자가 2030년까지 약 9조 달러, 2050년까지 추가 10조 달러에 도달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세계기상기구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오는 21일 시작될 유엔개발프로그램(UNDP)과 세계기상기구(WMO)의 새로운 기후 행동 캠페인의 환경을 조성하고, 22일까지 이틀간 열릴 코펜하겐 기후 장관급 회의에서 논의할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보고서에는 이전의 보고서에서 다뤘던 온실가스, 온도, 해양, 빙권 부문은 물론 재생에너지, 기후 금융 부문 내용이 함께 포함됐다.

y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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