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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조 쏟은 AI 데이터사업 구멍 숭숭…감사원 "관리부실, 공급횡령, 대형화재 가능성"
뉴스종합| 2024-05-23 14:00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2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AI 데이터 구축사업에서 공급횡령, 관리부실 등이 발생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또 공공용 클라우드 재해복구센터의 중요 장비 설치율이 낮은 것은 물론이고 백업체계도 미비해 대형화재에도 취약했다.

▶수백억 출연금에도 데이터 방치…품질보완 준수 1% = 감사원은 2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능정보화사업 추진실태 주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지능정보화사업의 중복투자, AI 데이터 구축 부실 등의 문제점이 제기되자 지능정보화사업 추진체계의 미비점을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이번 감사를 실시했다.

앞서 정부는 2020년 7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수립해 2025년까지 AI 학습용 데이터구축 예산을 2조5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지능화정보 사업예산은 2018년 5조원에서 2022년 12조원으로 대폭 늘었다.

이번 감사결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관리 부실로 목표대로 AI 데이터가 구축되거나 개방되지 않았다. 또 목표한 품질을 달성하지 못한 AI 데이터의 품질보완이 지연되는 등으로 제대로 활용되지도 못했다. AI 데이터의 중요도, 막대한 예산 투입에 비해 사업관리는 매우 허술했던 셈이다

예를 들어 정부출연금 610억원이 투입된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CCTV 교통영상(시내도로)’ 등 33종의 데이터의 경우 수행기관이 일부 데이터를 6개월~26개월까지 적재하지 않고 있는데도 그대로 방치됐다. 정부출연금 416억5000만원이 투입된 ‘1인칭 시점 보행영상’ 등 22종의 데이터의 경우 수행기관이 AI 응용모델 등을 5개월~24개월까지 적재하지 않았다.

또 578억8000만원의 정부출연금이 들어간 ‘자율주행버스 개발 노선 주행 이미지’ 등 수행기관이 AI 플랫폼에 적재한 32종의 데이터는 6개월~24개월까지 대외에 개방하지 않은 채 방치됐다.

그 결과 사업비 7020억원의 AI데이터 360종 중 112종(사업비 1148억원)이 당초 계획대로 구축되지 못했다. 이 중 약 47%는 당초 계획한 품질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168종 중 데이터 품질보완 기한을 준수한 경우는 1.8%에 불과했다. 13개 과제는 360일 이상 지연됐다.

▶이중 예산편성, 사적용도로도 사용…재해 대비 백업체계 마련 주문= AI 데이터사업비가 목적 외에 사용되는 등 횡령 및 예산 중복청구가 나타나기도 했다. 한 업체는 AI 데이터사업과 AI 바우처사업에 이중으로 참여하면서 일반용역비를 기준보다 과다 편성・집행했다.

해당 업체가 수행한 가축행동영상과제를 점검한 결과 해당 업체 대표 등은 13억9000만여 원을 횡령한 후 대출금 상환 등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 해당 자금은 축산농가에 지급해야 할 데이터 수집비와 CCTV 설치 몫이었다.

감사원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장에 “협약서에 따라 공개산출물로 된 미개방 학습데이터세트 등을 조속히 대외에 개방하고 수행기관이 구축한 공개산출물을 개방하기 위한 점검계획을 수립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또 품질미달사항을 보완요구한 후 수행기관이 응하지 않을 때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사업 참여 제한 등의 조치업무를 철저히 해줄 것을 주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으로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과 AI 바우처 지원사업에 이중 참여한 업체가 수행한 과제에 대해 적정성 등을 우선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사업비 환수 등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이밖에도 감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증 9개 기업 공공용 민간클라우드센터의 주센터와 재해복구시스템(DR)센터 간 주요 장비의 이중화 여부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기업이 주센터 수준의 장비를 DR센터에 갖추지 않았던 사실도 확인했다. 여기에 백업체계 미비는 물론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관리하는 국가 중요 업무시스템에 대한 재해복구시스템도 없었다.

감사원은 과기부장관에는 공공용 민간클라우드센터의 중요 장비가 재해복구센터에 이중화되어 있는지 여부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에는 각 기관이 원격지에 시스템 중요도를 고려해 백업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에는 재해복구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중요 업무시스템(1·2등급 시스템 등)에 대해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지방출자·출연기관, 시·도교육청 등이 추진하는 지능정보화사업의 경우 지능정보사회 실행계획 관리체계에서 누락된 점도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됐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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