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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3兆 시장 노린다”…UAE 수출 드라이브
뉴스종합| 2024-05-30 13:19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아랍에미리트(UAE)로 수출하는 화장품 관세가 이르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철폐되면서 연간 수출 규모가 1억달러(한화 약 1375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관세 철폐를 계기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30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UAE 화장품 수출 관세가 5%에서 0%가 되면 수출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관측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출할 때 관세 비용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한다”며 “관세가 철폐되면 그만큼 가격을 인하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한국 화장품은 실용성과 기능성 측면에서 ‘가성비’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에서 생산하는 고가 브랜드보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K-뷰티의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전날 한국과 UAE는 한국산 화장품의 UAE 수입 시 관세(5%)를 단계적으로 철폐한다는 내용이 담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에 공식 서명했다. 관세 철폐 발효는 국회 비준 동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된다. 국회 비준 동의 이후 즉시 관세가 4%로 인하되며 이후 매년 1%씩 낮아진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최근 중동 지역에서 K-뷰티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번 협정으로 대UAE 화장품 수출액은 연간 1억달러를 거뜬히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UAE 화장품 수출액은 2020년 3237만3000달러(약 445억원)에서 지난해 9194만1000달러(약 1264억원)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누적 수출액은 4월 기준 4404만6000달러(약 605억원)를 기록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UAE 화장품 시장은 2022년 3조원을 돌파하면서 블루오션으로 뜨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중동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부터 중동 지역을 대상으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고 “장기적으로 업계의 실적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류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에 인식이 변화하고 있어서다. 실제 UAE는 차세대 소비층인 19세 미만 인구가 전체 인구의 37%를 차지한다. 한 화장품 관계자는 “젊은 층이 많다는 것 자체가 잠재 구매력이 높은 시장이라는 의미”라며 “중동 지역에서 한류가 유행하면서 SNS 등 온라인에서도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다”고 했다.

한국 화장품은 천연성분이 다량 함유된 기초화장품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할랄 규제가 오히려 한국에게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건조한 기후로 기초화장품 수요가 높은 가운데 이슬람 문화의 영향으로 콜라겐 등 동물성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한국제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전통 강자인 유럽과 후발주자인 중국의 추격 사이에서 중동 특성을 고려해 더 확고한 포지셔닝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K-뷰티의 경쟁력인 높은 가성비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mp125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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